<신간>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간>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승인 2011.02.0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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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하인리히 뵐/ 옮긴이 홍성광/ 열린책들
  프레드 보그너는 좁은 단칸방에서 아내 캐테, 세 아이와 함께 사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왔다. 그는 전쟁과 가난으로 인한 상처를 안고 포격으로 파괴된 도시의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닌다. 그의 아내 캐테 보그너도 먼지로 뒤덮인 일상과 위선적인 가톨릭 신자인 프랑케 부인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어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수모를 견디며 초라한 방에서 억지로 살아간다. 프레드는 운 좋게 돈을 빌리면 싸구려 호텔을 잡아 아내 캐테와 시간을 보낸다. 전쟁 중에 먼저 낳은 쌍둥이를 잃은 캐테는 또다시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다시 호텔에서 남편 프레드와 함께 밤을 보내는 동안 사랑하는 남편과 헤어지기로 마음먹는다.
‘쾰른의 선인(仙人)’으로 불리며 전후 독일 문단을 이끈 작가 하인리히 뵐. 그가 죽은 지 25년째 되던 해인 2010년, 독일의 주요 언론들은 그의 삶과 문학을 집중 조명하며 특집 기사들을 게재했다. ‘뵐은 25년 동안 죽어 있다’(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독립과 자유를 추구한 그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귄터 발라프). 독일 문단 내에서는 이와 같이 오늘날 뵐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을 보여 주었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후반에 뵐의 중, 후기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가 출간된 바 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에서는 <하인리히 뵐>이라는 이름을 모두에게 각인시킨 뵐의 초기 대표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정식 계약을 통해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1953)는 1952년의 어느 주말, 한 부부를 둘러싸고 48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성당 전화 교환수로 한 달 임금이 320마르크 80페니히인 프레드 보그너와 그의 아내 캐테 보그너를 주인공으로, 먼지와 얼룩, 담배 연기로 가득한 전후의 풍경을 배경으로 삼아, 쓰라린 사색과 따뜻한 대화가 조화를 이루는 뵐 특유의 글쓰기를 여실히 보여 주는 작품이다. 평단은 물론 독자들에게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출간된 해에 1만 7000부가 판매되었다), 가톨릭교회에 대한 절망감을 전면으로 드러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72면/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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