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고은
온 세상이 칠흑같이 어두운, 아직은 이른 새벽
장미슈퍼의 문은 열리고 불이 밝혀져 있다.
어머니는 오늘도 새벽같이 일어나 장사를 시작하셨다.
손님이 와 줄까? 이 이른 새벽에….
장미슈퍼의 ‘장미’는 딸아이의 이름이다.
고객과의 신용을 제일로 아는 어머니는
어머니의 이름을 걸고 장사하지 않는다.
자신보다 더 소중한, 꼭 지켜주고 싶은 딸의 이름을 거신다.
딸아이가 가는 길에도 이리 환한 불빛이 있어주길….
오늘도 장미슈퍼는 새벽부터 문을 열고 불을 밝혀 장사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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