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에 피어나는 저 생명들…아∼감미롭다, 행복하다!
봄 햇살에 피어나는 저 생명들…아∼감미롭다, 행복하다!
  • 승인 2011.04.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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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상의 삶의 향기 폴폴> 봄의 신비 속에서

햇살의 마법

저절로 눈이 감긴다. 따스하다. 참 좋다. 세상을 모조리 품은 것 같다. 편안하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그 것도 봄 햇살에 안겨있으니 포만감이 가슴을 가득 채운다. 햇살이 닿는 곳마다 편안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감미롭다. 행복하다.



햇살의 마법이 펼쳐지고 있다. 햇살이 닿는 곳마다 겨우내 잠들어 있던 생명의 씨앗들이 고개를 치민다. 죽은 듯 숨죽이고 있다가 햇살의 손짓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 미동도 하지 않고 숨죽이고 있던 생명들이 초록의 새싹을 내밀고 있다. 아! 그 누가 이런 마법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오직 햇살, 그 것도 봄 햇살만이 해낼 수 있는 마법이다.

봄 햇살의 마법은 오묘하다. 아무 것도 없는 거친 땅 위로 생명을 틔운다. 초록의 옷을 입은 생명의 싹들이 고개를 내민다. 새싹이 고개를 내미는 모습은 경이다. 어찌나 앙증맞고 놀라운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새싹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넘치는 사랑이 느껴진다.



초록 새싹의 아름다움은 힘이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 저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힘을 감지할 수 있다. 초록 색깔로만 이루어진 새싹의 오묘함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다. 그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꽃이라도 피어낸 모습을 보라.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온다.



새싹의 힘은 머리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왜 어떻게 솟구치는 것인지 알 필요가 없다. 알려고 하면 머리만 아플 뿐이다. 대신 가슴으로 보아야 한다. 가슴으로 다가가고 가슴으로 느끼면 되는 일이다.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지고, 감동으로 이어진다. 그 속에서 누리면 되는 일이다. 무엇을 더 원한단 말인가?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다. 감동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다. 무엇을 하나 더하려고 한다면 감동은 사그라지고 만다. 키우려는 욕심은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무엇을 빼려고 하여도 마찬가지다. 그 자체만으로 순수하고 충분한 것이다. 새싹은 새싹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다. 거기에서 더 욕심을 부리는 것은 사족일 뿐이다.



초록의 새싹을 보며 봄 햇살의 마법을 확인한다. 햇살의 마법에 감사한다. 햇살이 닿는 곳마다 고개를 내미는 새싹들을 보면서 진한 감동을 맛본다. 넘쳐나는 희망의 힘을 내 것으로 만들어지기를 기원해본다. 절실한 마음으로 원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 것으로 충분하다. 초록으로 빛나는 새싹을 바라본다.

폭포와 세월

떨어지는 물보라가 흩어진다. 산산이 부서진다. 마치 보석 같다. 반짝이는 햇살을 닮아 있다. 산화하는 모습이 마음을 잡는다. 저리 부서지고 싶다. 저리 무너지고 싶다. 비가 내리고 있는 폭포의 하얀 물보라는 또 다른 정취를 만들어낸다. 무겁게 내려앉은 구름조차도 하얀 물보라와 함께 창공에 산산이 부서진다. 미련 없이 떨어지는 물보라가 시원스럽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비는 언제부터 내리고 있었을까? 저 멀리 중국 대륙에서부터 몰려온 황사를 잠재워버렸다. 황사의 그 오랜 여정의 끝자락을 장식해버리는 빗방울의 마법에 취하였다. 정녕 봄을 재촉하는 비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촉촉한 대지에선 겨우내 잠자고 있던 수많은 씨앗들이 기지개를 켤 것이다. 봄비의 손짓에 모두가 고개를 내밀 것이다.

고개를 내미는 새싹들의 힘이 경이롭다. 어디에서 그런 힘이 생기는 것일까?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오묘한 자연 앞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제 아무리 잘났다고 떠들어도 결국 자연 앞에서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자연의 마법 앞에서는 너무나 미약하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한다. 강천사의 폭포는 변함없이 떨어진다. 산산이 부서지는 물보라는 봄을 재촉한다.

떨어지는 물에서 봄기운을 느낀다. 봄이 온다는 것은 세월이 가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의 봄이 다가오고 있다. 다시는 찾아오지 못할 새로운 봄이다. 우리는 수많은 봄을 보냈지만 그 보낸 봄을 다시 맞이할 수는 없다. 보낸 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단지 보낸 봄이 아쉬워 또 다른 봄을 기다리고 있을 뿐. 새로운 봄을 맞이하며 보낸 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보는 것이다. 이 말은 세월이 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세월은 가는 것도 아니요 오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 세월 속에서 우리의 마음이 흘러가는 것일 뿐이다.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이 변하는 것일 뿐이다. 그 것을 우리는 세월이 가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세월이 가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서 머물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세월이 가지 않는다면 나이를 의식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세월 안에서 머물 수 있다면 나이 먹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가는 세월을 붙잡으려 할 이유도 없다. 나이 먹는 것을 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월을 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유자적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은가?

나이 먹는 것을 잊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자신과 연애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다. 누구에게나 미소를 지을 수 있다. 누구에게나 친절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즐거워질 수 있다.

세월의 구속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덧셈의 삶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덧셈의 삶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뜻한다. 자신과 연애를 하니, 자신을 위하는 삶이다. 거기에다 미소와 친절을 잃지 않으니,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나를 위하고 다른 사람을 위하는 삶이 덧셈의 삶이다. 너와 내가 함께 즐거워질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이 바로 덧셈의 삶이다.



덧셈의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와 뜨거운 가슴이다. 어려움을 당하여도 당황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것이 용기다. 어려움을 극복하며 나아갈 수 있는 열정이 바로 뜨거운 가슴이다. 용기와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 물러설 이유가 없다. 생각한 대로 나가면 된다. 어려움을 이겨내면 된다. 장애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가면 된다. 앞을 가로 막을 것이 없다.

강천사의 폭포 앞에서 부셔지는 하얀 물방울을 보았다. 다가오는 봄을 보면서 세월을 생각하였다.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힘을 갖고 싶다. 나를 사랑하고 그 바탕 위에서 다른 사람을 위하는 삶의 자세를 가진다면 언제나 신나는 인생이다. 무슨 일을 하여도 즐거운 나날이다. 우주에 넘쳐나는 봄기운을 타고 한번 뿐인 내 인생을 덧셈의 삶으로 유지하고 싶다.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중고 자동차 

“고마워요.” “고맙기는, 새 차를 사주지 못해 미안하지.” “아니에요.”

아내의 얼굴이 활짝 펴져 있다.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기쁨이 넘친다. 마치 봄기운을 듬뿍 머금은 나무를 닮아 있다. 멀리서 보더라도 금방 초록의 새싹이 돋아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아내의 흡족한 마음이 고스란히 겉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즐거워진다. 기쁨으로 충만한 얼굴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행복으로 충만한 얼굴, 바라보기만 하여도 즐거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왜 진즉 알지 못하였을까? 중고 자동차를 사주는 일은 어려운 게 아니었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아내는 즐거워하고 있다. 중고 자동차 하나 선물 받은 게 마치 세상을 몽땅 받은 것처럼 기뻐한다. 그런 모습이 어찌나 보기에 좋은지, 눈물이 날 정도다. 왜 진즉 집사람을 즐겁게 해주지 못한 것일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결혼하여 함께 살면서 많이도 싸웠다. 하루도 편하게 넘어가는 날이 없을 정도로 다툼이 심하였다. 물론 그 원인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 좀 더 잘 살아보고자 하는 과정에서의 의견 마찰이었다. 그런 사소한 일이 결국은 목소리가 높아지고 부부 싸움으로 발전하였다. 그렇게 다투고 나면 며칠 동안은 냉전을 치러야 하였다. 그런 일을 수없이 반복하며 살아왔다. 이제 그런 날들이 후회가 된다.

마음 한번 써주면 되는 일이었다.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내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일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 아니다. 그저 마음을 너그럽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써주면 아내는 물오른 나무처럼 활기가 넘친다. 봄기운이 넘쳐난다. 중고 자동차 선물에 행복해하는 아내를 보면서 날마다 봄날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날마다 봄기운이 넘쳐나게 살아가고 싶다.



내 욕심을 앞세우기 전에 먼저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며 살아가야겠다. 내 욕심을 생각하기 전애에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생각해야겠다. 그렇게 하면 웃음꽃이 넘치는 가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봄기운이 넘쳐나는, 활기 넘치는 그런 가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왜 진즉 몰랐을까? 아쉬운 마음이 커지지만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살아가야겠다. 날이면 날마다 웃음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춘성 정기상 님은 전북 완주 가천초등학교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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