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담 걸쭉한 ‘익산떡’의 육자배기로 풀어내는 情
입담 걸쭉한 ‘익산떡’의 육자배기로 풀어내는 情
  • 승인 2011.04.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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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숭인동 길 레스토랑 그곳엔 ‘사람’이 있다




이 무더운 여름 그리고 오골계

"17일 날이 노는 날이잖어!"
"…??"
"그때 정읍에 간다니께…."
무슨 말인가 했다. 한참 황금색 액체에 젖어들고 있을 무렵이었다. 익산떡이 다그침이 귓청을 때린다.
"아따, 정읍에 가는디 토종닭 안 먹을 거냔 말이여."
아하, 그거였다. 초복을 사흘 앞두고 정읍에 간단다. 그래서 이전에 소개한 바 있는 깊은 산골 토종닭을 잡아 올 것이란다. 눈이 번쩍 뜨이는 소리가 첨언된다.
"오골계 먹어봤어?"
못 먹어봤다.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이 놈의 서울에 살다보니 사실 먹어볼 기회도 없었다. 이 삭막한 서울 시내에 오골계 파는 집이 있긴 하던가….
"거기 오골계도 키워요?"
그렇단다. 지난 번 토종닭 잡으러 갔을 때 봤단다. 시커먼 색의 오골계…. 익산떡 부군, 그러니까 바깥 양반, 남편, 우리는 바깥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그 분이 끼어든다.
"크기는 일반 토종닭에 비해서 작아요. 그런데 가격은 조금 비싼 것 같던디…."
냉큼 두 마리를 주문해버렸다. 초청할 인사들 면면을 그려봤다. 저번에 막걸리 사줬던 그 형님? 더운 날씨에 고생한다고 대낮부터 찾아와 개고기 도마 수육에 소주를 먹게 해줬던 그 인사? 여러 얼굴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런데 오골계가 좋긴 좋은 건가? 좋다면 어디에 좋은 거지? 방법은 인터넷 검색. 다음날 실행에 옮겼다. 다음은 그 결과물이다.
일반 닭과는 달리 뼈와 살이 까마귀처럼 검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오골계(烏骨鷄)는 옛부터 정력강장제로 전해진다. 오골계는 원산지가 월남인데 한 때 인도차이나를 지배했던 프랑스가 자가나라로 가져가다 까다로운 사육에 성공하여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골계가 멸종상태에 이르자 1937년 천연기념물 제 135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현재는 여러 곳에서 사육하고 있으나 역시 기르기 까다로워 귀한 편이고 값도 비싸서 대중화 되지는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닭은 성인병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오골계는 성인병에 효과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실제로 고혈압으로 고생하던 사람이 오골계의 복용으로 효험을 본 사람이 많다. 
많은 식품들이 그렇듯이 오골계도 영양학적으로는 별로 신통치않다. 어떤 학자는 오골계가 높아진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능이 있음을 동물실험에서 입증했다고 주장한다.
오골계가 콜레스테롤을 다스려 치솟는 혈압을 정상으로 끌어 내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오골계의 어떤 성분이 그와 같은 작용을 하는지는 밝혀내지 못하고 있어 인삼이나 녹용처럼 신비의 베일에 가려져 있는 점이 많다 하겠다. 이런 신비성과 오골계의 희귀성 때문에 옛날에는 왕실에서만 먹었다고 한다.
특히 삼오계탕은 정승들도 못 먹게 했으며 이를 위반 할 때는 곤장 50대의 형벌이 주어졌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다. 또 중국의 한방의서인 본초비요(本草秘要)에 실려 있는 오골계의 기록을 살펴보면 "오골계는 맛이 달고 평하다. 닭은 수목에 속한다. 그러나 뼈가 검은 것은 수신에 속한다. 수목은 정을 얻는 고로 능히 간과 신을 이롭게 하고 열을 물리치며 허를 보한다"고 돼 있다. 
오골계가 정력강장제로서 그리고 고혈압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간이 튼튼하지 않고서 정력을 논할 수 없고 많은 고혈압이 신의 고장에서 초래된다는 것을 알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렇듯 오골계는 간과 신을 튼튼하게 해서 현대인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스태미너를 증가시키고 고혈압 등의 성인병을 추방한다는 것이다.
옛날 임금이나 즐겼다는 삼오계탕은 오골계에 인삼, 대추, 생강, 길경, 천궁, 찹쌀 등을 넣어 오랜 시간 고은 것을 말한다. 
생각보다 효능이 엄청나다. 그리고 대단히 귀하다고 하니 당연히 서울 시내에서 볼 수 없을 수밖에…. 그런데 천연기념물을 잡아 먹어도 되는 건가? 어쨌든 익산떡은 산 속에서 놓아 기르는 오골계에 그 산 속에서 자란 참옻을 넣어서 끓일 계획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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