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마음으로 읽는 그림, 그림으로 읽는 마음’




한국 월드컵축구 대표팀 경기가 새벽 3∼4시에 중계되던 때,

밤샘에 자신이 없던 젊은 부부가 묘안을 생각해 냈습니다.

옆집 함성소리에 잠이 깰까봐 귀마개까지 한 후 예약녹화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그런 다음 아침에는 혹여 뉴스 자막으로라도 경기 결과를

보지 않도록 조심조심 녹화경기를 생중계처럼 시청했다네요.

아침나절에 그들이 한국팀 경기를 보며 응원할 때

경기 결과는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 부부에겐 현재 진행형인 일이었지요.

세상에는 그런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거리를 지나는 어떤 이의 말과 행동과 표정이…

방금 아이 아빠가 된 이의 환한 미소일지도,

지금 막 연인과 결별 후 눈에 고인 그렁그렁한 눈물인가,

한창 당구 배우기에 빠진 청년의 자기도 모르는 큐걸이 동작일까,

곧이어 진행될 비즈니스 미팅 준비로 마음이 분주한가.

그 순간 그들의 마음은 온통 거기에 빠져 있습니다.

내게는 이미 완료형인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진행형이고

내게 진행형인 어떤 일이 다른 이에겐 과거완료형이 됩니다.

그러므로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늘 현재진행형인

무언가가 있을 수밖에요.

그런 사실을 잊지만 않아도 누군가와의 소통은 훨씬 쉬워집니다.

잊지 않고 봄이 또…진행 중입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님은 마인드프리즘㈜의 대표 MA(Mind Analyst)로서 사람의 내면을 분석하여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치유적 콘텐츠를 생산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하여 우리 사회에 치유적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으며 정혜신의 그림에세이도 이러한 치유 콘텐츠의 하나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마인드프리즘㈜에서는 심층심리분석, 기업 심리경영 컨설팅, 문화심리치유 등의 종합적인 정신건강 증진 솔루션을 개발, 제공한다. <마인드프리즘 홈페이지 www.mindpri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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