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생강
<신간> 생강
  • 승인 2011.04.2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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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천운영/ 창비

 강렬한 서사와 치밀한 묘사, 탄탄한 문체로 문단과 독자들의 확고한 지지를 얻고 있는 작가 천운영의 두번째 장편소설 ‘생강’이 출간되었다. 쫓기는 고문기술자 아버지와, 아버지 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 딸의 내면을 파고들며 우리에게 폭력과 욕망의 문제를, 가식을 걷어낸 인간의 맨얼굴을 직시하게 한다.
천운영은 치열한 작가다. 날카로운 감각으로 인간의 욕망과 상처를 끝까지 파고드는 작가이며, 삶과 죽음을 감싸 안고 타인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모색하는 내내 단단하고 치밀한 문장에 한 점 흐트러짐이 없는 작가다. 그런 그가 지난 소설집 이후 3년 만, 장편으로는 6년 만에 두 번 째 장편을 낸다. 준비와 취재에만 1년여를 들였고, 지난해 창비문학블로그 ‘창문’에 5개월간 연재하고 이후 작품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다듬는 데 반년 넘는 시간을 더 들였다. 연재 때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듯, 이것은 ‘한 고문기술자와 그의 딸’의 이야기이다. 왜 지금에 와서 고문기술자인지, 이로부터 대체 어떤 소설이 풀려나올지, 다른 작가도 아닌 천운영이 쓰는 소설이라면, 궁금증이 증폭되면서도 신뢰가 가지 않는가.
‘쌉쌀한 단맛, 달달한 쓴맛’을 지닌 생강은 누군가에게는 김치 속에서 골라내고 싶은 불편하고 싫은 맛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겨우내 감기 걱정을 면하게 해주는 소중한 맛이다. 또 딸에게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사온 생강 과자를 잠결에 먹었다가 화들짝 놀라 울음을 터뜨리게 되는 맛이기도 했다. 소설 속에서 몇 번 스치듯이 등장해 알 듯 모를 듯 복잡한 맛을 입안에 감돌게 하는 생강처럼, 이 소설의 맛이 꼭 그렇다.
284면/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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