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교우회 ‘MB와 함께 황혼의 춤을’
고대 교우회 ‘MB와 함께 황혼의 춤을’
  • 승인 2011.05.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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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 전임 회장 이어 구천서 회장 내정자도 ‘검찰 수사’

‘권불십년’이 아니라 ‘권불삼년’도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1등 공신으로 꼽히는 ‘고대교우회’의 위신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고대 인맥은 소망교회, 영남권과 함께 이른바 ‘고소영 인사’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이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이자 전임 교우회장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데 이어 신임회장으로 내정된 구천서 한반도미래재단 이사장에게도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정치권 일각에선 ‘고대 교우회’가 아니라 ‘고대 망우회’라는 비아냥까지 나올 정도다.



MB 정권의 개국 공신인 ‘고대 교우회’의 명예가 곤두박질 중이다.

천 회장에 이어 교우회의 신임회장으로 내정된 구 이사장도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최근 자신이 소유한 코스닥 상장사의 공금 100억원을 무단으로 빼내 회사 법인에 손실을 입힌 혐의로 구 이사장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이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해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이를 놓고서도 논란이 이는 등 파장은 적지 않다.

‘정권 도덕성’ 바닥

국회의원을 지낸 구 이사장은 보안전문업체인 시큐리티코리아의 회삿돈 100억여원을 협력업체와의 거래 형식을 위장해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06년 비상장사인 누비텍이 시큐리티코리아를 합병하는 우회상장 방식을 빌어 자신이 소유한 주식을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당시 구 이사장은 보유중이던 시큐리티코리아 지분 300만주와 경영권을 150억원에 누비텍에 양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큐리티코리아는 2006년 9월 최대주주가 누비텍 대표로 바뀐 뒤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다른 업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새 경영진의 횡령, 배임 의혹이 불거져 중요한 계약들이 해지되는 등 문제가 불거져 소액 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안겼다. 2008년 4월 상장 폐지됐다.

구 이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고대 교우회는 연이은 충격에 위신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한 때 MB 정권 출범의 핵심 이었지만 추락하는 이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쇠락이 불가피해졌다.

구 이사장의 전임 교우회장이었던 천 회장도 불법자금 47억원 수뢰 혐의로 구속 직전에 회장직을 내놓은 바 있다. 이후 5개월 가까이 공석으로 있다가 지난 4월 중순 구 이사장을 최종 단일후보로 선정했다.

교우회 정기총회에서 구 이사장의 인준이 기다리고 있지만 이미 불명예를 뒤집어 쓴 터라 뽑을 수도, 안 뽑을 수도 없는 난처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고대 마피아’ 운명은?

정치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 정권의 도덕성이 얼마나 한심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순수해야 할 교우회가 정치에 너무 깊숙이 발을 담갔다”고 비판했다.

26만명에 달하는 고대 교우회는 강한 단결력으로 이 대통령의 대선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임기 내내 ‘고대 마피아’로 불리며 ‘회전문 인사’의 단골 손님으로 거론됐다.

이 대통령과 함께 고려대 경제학과 61학번 동기로는 천 회장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의 하나금융도 외환은행 인수건 등으로 특혜 의혹을 받아왔다. 연임 논란을 겪었던 서상욱 대우건설 사장은 대표적인 고대 출신 경제인이다. ‘정리해고’ 문제로 노사간 심각한 갈등을 빚어온 한진중공업의 조남호 회장도 이 곳 출신이다. 현 정권에서 자주 거론됐던 ‘영포 라인’이나 ‘소망교회’ 인사들도 고대 인맥에 비하면 비교 자체가 안 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급속도로 시작된 이 대통령의 레임덕과 함께 고대 교우회의 파워도 어느 덧 황혼을 향해 가고 있다. ‘권불십년’을 너무 우습게 본 탓이다. 민심은 더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진석 기자 ojs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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