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1면>




캄캄한 밤, 저만큼 떨어진 화장실에 갈 때면 혼자 가지 못하고 일곱 살 아래 동생을 데리고 갔습니다. 볼 일을 보는 동안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것도 모자라 아직 그곳에 있다는 증거로 노래를 부르게 하였습니다. 동생은 이제 사십 훌쩍 넘은 중년이 되어 저 먼 나라에서 살고 있습니다. 불현듯 그 얼굴이 그립습니다.
<고은의 ‘사진으로 보는 세상’(28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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