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둥둥섬’에 혈세 내는 시민들 분노도 ‘둥둥’
그들만의 ‘둥둥섬’에 혈세 내는 시민들 분노도 ‘둥둥’
  • 승인 2011.06.0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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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 들인 ‘세빛둥둥섬’ 끝없는 논란

‘세빛둥둥섬’, 예쁜 이름이다. 더구나 세계 최대 규모 인공섬이다. 하지만 이곳의 문을 연 첫 행사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의 모피 패션쇼가 포함돼 개장 초부터 시끌벅적했다.
비단 모피쇼 뿐만이 아니다. 거액을 들여 만든 구조물의 효용성을 놓고도 논란이 적지 않다. 시민들이 낸 소중한 세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동물보호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의 공간을 표방하며 시민이 낸 세금으로 지어진 인공섬이 왜 한 벌에 수천만원씩 하는 모피를 전시하는 상위층 행사에 이용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낸 세빛둥둥섬을 찾아가봤다.




‘세빛둥둥섬’은 개장 초기부터 수많은 별칭이 붙었다. ‘세(稅)빚둥둥섬’, ‘세금둥둥섬’ 등 대부분이 불명예스런 것들이다.
엄격히 말하면 세빛둥둥섬은 사유지다. 민간업체인 (주)플로섬이 25년간 소유해 운영을 하고 나서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게 돼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서울시에 모피 행사의 책임을 물으면 (주)플로섬에게 돌리고 (주)플로섬은 행사를 주관하는 곳을 탓한다.

앞으로 이자만 1200억원

시민들만을 생각한다는 서울시 주장대로라면 개관행사는 말 그대로 축제가 돼야 했지만 현실은 아수라장이었다. 모피쇼를 강행하는 ‘펜디’와 이를 반대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의 목소리가 얽히고설켰다.
일반시민의 출입은 통제됐고 행사가 시작된 이후엔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과 행사 관계자, 그리고 외신기자들만 출입이 허용됐다. 서울시민의 발상과 제안에 따라 시작된 세빛두둥섬의 역사는 그렇게 공중에 붕 뜬 채 시작되었다.
세빛둥둥섬은 ‘플로팅 아일랜드’(Floating Island)로도 불린다. 이명박 대통령 서울시장 재직시인 2006년 서울시민 김은성 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서울시에서 수익형 민자사업을 통해 만든 3개의 인공섬으로 각각 비스타(Vista), 비바(Viva), 테라(Terra)로 불린다.
달빛산책로를 가진 비스타는 각종 공연들이 주로 열리는 곳이다. ‘만세’라는 뜻을 가진 비바는 3개의 섬 중 가장 먼저 완공된 섬으로 문화체험 시설로 주로 사용될 예정이다. 테라는 수상레저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세빛둥둥섬엔 무려 964억원이라는 거액이 투자됐다. 플로섬이 800억원의 빚을 얻어 준공했는데 플로섬의 30%는 서울시의 SH공사가 지분을 갖고 있다. 절반이 넘는 57%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 기업인 효성그룹이 갖고 있다.
서울시민은 800억원의 빚에 대해 25년간의 이자 1200억원을 세금이나 관람료로 내야 한다. 비싼 레스토랑에 가 밥 사먹고 공연료 내고, 그래서 빚을 갚아주고 운영적자가 나면 일부도 메워줘야 한다.



고액의 임대계약

세빛둥둥섬이 이명박 대통령 사돈가인 효성그룹 소유인 것도 논란이다. 세빛둥둥섬 사업의 총사업비 964억원은 민간자본으로 추진됐다. 플로섬은 섬을 25년간 운영한 뒤 서울시에 기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서울시가 2008년 인공섬의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곳은 C&우방그룹 3개 계열사(C&우방, C&한강, C&아트컬처)가 6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주)소울플로라였다. 여기엔 서울시의 공기업인 SH공사도 지분 19.90%를 참여했다.
그러나 2008년말 C&우방이 유동성 문제로 사업을 포기하자 대신 효성이 나섰다. C&우방측 지분 67% 가운데 47%를 효성이, 효성 계열사인 진흥기업이 10%, SH공사가 나머지 10%를 각각 인수해 (주)플로섬을 만들어 인공섬 사업권을 유지했다. 효성그룹이 전체지분의 절반인 57%를 쥔 사실상의 주인인 셈이다.
2대주주는 C&우방측 지분 10%를 더 떠안은 SH공사(29.9%)였다. 나머지 지분은 대우건설, 외환은행 등이 확보했다.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만큼 공공성 보단 수익 창출이 먼저일 것이라는 우려는 일찌감치 제기됐다. 플로섬이 운영권자인 (주)씨알일공일과 맺은 임대차계약에 따르면 임대료만 매달 10억 8800만원, 연간 130억6400만원이다.
적지 않은 임대료만 생각해도 운영사는 고수익 사업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일반 시민들의 편안한 쉼터보단 고급 공연장과 레스토랑, 요트장 등이 얘기되는 이유다. 그리고 모피쇼를 포함한 폐쇄적인 개장 사업은 이를 보란 듯 증명했다.
서울시가 아닌 민간에서 운영하는 한 명품 패션쇼나 브랜드의 행사만 줄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초 선전했던 만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기획은 생색내기용으로 밀려날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효성 관계자는 <위클리서울>에 “우리도 지분 참여 사실만 알고 있지 어떤 경유로 투자하게 됐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10년 후 흉물 될 수도”

서울시는 여기에다가 세빛둥둥섬 인근의 주차장 운영권을 넘겨주는가 하면, 5편의 버스 운행도 허용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특혜 논란을 낳고 있다.
서울시가 SH공사의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총 사업비를 의도적으로 감추려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김정태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플로팅 아일랜드 조성사업 공사원가심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사업비는 1053억 1100만원으로 조정됐다고 주장했다. 지분 29.9%를 갖고 있는 SH공사의 투자금액도 285억여원에서 314억여원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세빛둥둥섬의 부속시설인 미디어아트갤러시 조성 사업에도 당초보다 14억여원 늘어난 171억2000만원이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서울시민 모두가 누려야 할 한강을 전시행정의 대상으로만 보는 사람에 무리한 협약 및 공사를 추진하게 됐다. 불공정 특혜 협약을 개정하고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꼼꼼히 감시해야 한다.”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처장은 “한강 수위가 올라가면 상당한 위험이 될 수 있다”며 “홍수시 물 흐름에 방해가 될 수밖에 없고 바로 옆 반포대교 등 충돌 우려도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염 처장은 또 “많은 전문가들이 섬의 시장성이 없다, 적자투성이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면서 “정상적으로 관리비가 투입되지 않는다면 5년, 10년 지나 흉물이 될 수 있고 사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고 주장했다.
모피쇼 등 세빛둥둥섬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하자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1000만 서울시민 모두를 위한 한강이 소수 부자 특권층만을 위한 시설들로 도배질되고 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을 시민들에게 되돌려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세빛둥둥섬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직접 섬을 찾아가봤다. 고속터미널역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그런데 대로에 표지판이 하나 있을 뿐 섬으로 가는 길은 어수선하다.
작은 차도를 따라가는 길은 아파트 단지를 관통해 한강공원으로 이어진다. 인근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만 횡재했다. 사람들 많이 몰려 불편하긴 하겠지만 바로 옆에 이렇게 좋은 시설이 들어섰으니 아파트 값 오르는 건 시간문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지역은 30평대 아파트가 이미 10~15억원이나 되는 서울에서도 땅값이 비싼 곳이다. 비슷한 평형 아파트의 전세만 4억원을 훌쩍 넘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빛둥둥섬’은 첫 개장부터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대로 가면 시민들의 혈세만 낭비하는 ‘돈먹는 하마’가 또 하나 추가될지도 모를 일이다. 섬의 개장과 함께 시민들의 걱정도 ‘둥둥’ 커지고 있다.
김승현 기자 okkdo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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