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레베카 키건/ 옮긴이 오정아/ 북이십일



밤마다 담요를 뒤집어쓰고 손전등 불빛 아래 공상 과학을 탐독하는 소년이 있었다. 수많은 종말의 시나리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더욱 부채질했다. 이 수심 가득 한 소년에게 1962년 쿠바 미사일 사건은 안전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믿음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리고 아폴로 11호 인류 최초 달 착륙, 자크 이브 쿠스토의 해저 탐사를 통해 본 신비롭고 놀라운 생명체들의 움직임은 인간이 갖고 있는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흥미로운 발견이자 곧 다가올 미래와 광활한 우주 그리고 깊은 바다 속 미지의 세계에 대한 머릿속 스크린을 그려낸 첫 순간이었다.
소년의 열정으로 달려온 ‘아바타’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 2029년 기계가 일으킨 전쟁에서부터 1912년 심해로 가라앉은 초호화 여객선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영화는 어린 시절 그토록 두려워했던 끔찍한 재앙에 대한 경고이자, 인간성과 영혼을 그대로 간직한 채 재앙을 헤쳐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종의 가이드다. 그의 행보는 언제나 신세계로 안내하는 열정의 기록이었다. 그리고 한계를 거부하는 최고의 상상력은 우리를 놀라운 미래의 시간으로 이끌었다.
인간 제임스 카메론을 세심하게 들여다본 이 책은 마치 현장에서 그의 행보를 따라가는 것처럼 매우 생생하고 재미있는 전개가 돋보이며 피터 잭슨, 아놀드 슈왈제네거 등 사업적, 창조적 파트너들의 증언을 담아 그의 대담하고 독창적인 삶과 영화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초상화를 그려냈다. 그가 만들어낸 위대한 작품들은 오랜 세월 쌓아온 노력과 도전, 실패의 시간들이 모여 이룩한 성공의 결과물임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368면/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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