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토니 얼리/ 옮긴이 정회성/ 문학동네



1930년대 중반 미국 대 공황기를 배경으로 시골 마을에 사는 열 살짜리 소년 짐과 성실하고 정직한 가족의 일상을 따뜻하고 순수한 시선으로 그린 ‘소년 짐’ 역시 이 같은 남부 문학의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토니 얼리가 쓴 첫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출간되자마자 수많은 언론과 독자의 찬사와 함께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그린 진지한 작품’ ‘청소년 문학계에 새로운 경종을 울렸다’ 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러한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토니 얼리는 성인이 된 짐이 사랑과 미래 사이에서 고민하는 내용을 다룬 후속 작 ‘블루 스타’를 집필하기도 했다.
토니 얼리는 어린 소년 짐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독자들에게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순수하고 맑은 감동과 함께 언제까지나 잃지 말아야 할 덕목과 가치들을 작고도 분명한 목소리로 전달한다. 자극적이고 가벼운 현대 소설의 흐름 속에서 홀로 빛을 발하는 듯한 이 작품은 청소년 독자들에게는 건강하고 진실한 삶이란 무엇인지 배우는 시간을, 성인 독자들에게는 순수했던 유년기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할 것이다.짐은 ‘톰 소여의 모험’의 톰처럼 개구쟁이도 아니고, ‘허클베리 핀’의 허클베리처럼 모험심이 가득한 소년도 아닌 우리 곁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소년이다. 자기가 사는 곳 밖의 세상이 생각보다 훨씬 넓고 크다는 것을 깨닫고 당혹해하는 작은 소년. 짐이 겪는 여러 가지 감정들은 유년 시절을 통과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겪은 감정 가운데 하나이다. 짐을 통해 독자는 잊고 있었지만 마음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던 유년기의 사소한 추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또 짐은 주변을 통해 가족은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 성실하게 일해야 한다는 것,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고 정직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 같은 사람이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덕목들을 자연스럽게 느끼며 성장해나간다.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은 흔히 잊고 사는 가치관이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어느샌가 마음속에 이들처럼 선량하고 소박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돋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토니 얼리는 ‘소년 짐’에서 이렇게 작고 소소한, 그렇지만 유년기를 보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경험과 감정의 조각들을 한데 모아 독자에게 펼쳐 보인다. 328면/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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