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츠지무라 미즈키 / 문학사상사
차세대 유망 작가로 손꼽히는 츠지무라 미즈키의 신작 장편 ‘츠나구’가 문학사상에서 출간되었다. 츠지무라 미즈키는 국내에서도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제31회 메피스토상 수상작)를 선보임으로써 주목받는 일본 작가로 떠올랐다. 그 외에 ‘밤과 노는 아이들’ ‘얼음고래’ 등이 소개되면서 폭넓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이번 작품의 제목 ‘츠나구’는, 작가가 ‘연결하다’ ‘이어주다’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 동사 ‘츠나구(つなぐ)’를 ‘사자(使者)’라는 단어에 결부시켜 만든 단어이다. 소설 속에서 ‘츠나구’는 죽은 자와 산 자를 만나게 해주는 사자 역할을 한다.
죽은 사람과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교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에게 부탁을 하면 죽은 사람과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츠나구’를 만나러 간다. 그런데 사람들이 맞닥뜨린 사람은 어이없게도 고등학교 남학생이었다. 어쨌거나 츠나구를 통해 돌연사한 아이돌을 만나고 싶어하는 20대 여성,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보고 싶어하는 장남, 화해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친구를 만나야 하는 여고생, 실종된 약혼녀를 그리워하는 남자가 죽은 사람과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이 네 번의 만남이 엮어내는 하나의 진실은 독자들로 하여금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해준다.
이번 소설은 다섯 편의 연작소설 형태를 띠고 있다. 각기 다른 4개의 만남과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지만 ‘따로 또 같이’라는 의미가 그렇듯 작가가 촘촘하게 직조해낸 구성은 이 책의 진미이다. 아울러 미스터리와 판타지를 동원하여 고독, 가족애, 우정, 애달픈 사랑, 그리고 운명이라는 주제를 매우 노련한 솜씨로 풀어놓아 독자들로 하여금 잠시도 시선을 돌릴 수 없게 만든다. 440면/ 1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