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네번째 손
<신간> 네번째 손
  • 승인 2011.09.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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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어빙 장편소설//이문희 옮김/ 문학동네




“이 손은 영원히 날 잊지 않을 손. 내 것이면서 당신의 네번째 손입니다.”

현대의 찰스 디킨스라 불리는 존 어빙은 천부적인 스토리텔링 능력과 풍부한 상상력을 갖춘 작가로 평가받으며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두루 받아왔다. 『네번째 손』은 어빙이 2001년에 발표한 열번째 소설로, 스스로를 “이야기를 짓는 목수”라 칭하는 그의 스토리 구성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어빙은 이 책에서 그로테스크한 사건에 기발한 유머와 풍자, 예기치 못한 슬픔을 더해 극적이고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우리 인생에 내재해 있는 기묘함에 대한 존 어빙의 엄중한 명상록”이라는 평을 받으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새로운 손과 함께 찾아온 삶의 변화. 그리고 불완전한 인간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사랑의 힘……
『네번째 손』이라는 책의 제목은 패트릭의 없어진 왼손을 가리키는 말이다. 태어날 때 가지고 있던 두 개의 손과 오토 클로센에게 이식받은 세번째 손, 그리고 실재하진 않지만 도리스를 느낄 수 있는 네번째 손이 바로 그것이다. 존 어빙은 패트릭이 도리스의 마음과 네번째 손을 얻는 과정을 성적인 유머와 세상을 향한 풍자를 섞어 시종일관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탐색해온 상실과 고뇌, 그리고 구원으로서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시 한번 되풀이한다.
특히 이 책에서 어빙은 끊임없이 ‘맥락의 부재’를 강조한다. 방송사의 데스크는 사건 이면의 맥락은 무시한 채 선정적인 보도만을 독촉하고, 앞뒤 맥락이 잘려나간 뉴스에서 ‘삶은 농담이며 죽음은 최후의 개그’처럼 취급된다. 맥락이 실종된 것은 비단 언론에서뿐만이 아니다. 취재를 하며 늘 사건의 이면과 본질을 강조하는 패트릭 역시 그 자신의 삶에서는 방향을 잃고 헤매기 일쑤다. 패트릭은 방탕했던 지난 삶을 정리하고 도리스와 함께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새로운 삶을 눈앞에 둔 순간 과거의 우유부단하고 방종한 삶의 방식을 되풀이한다.
하지만 길을 잃고 헤매는 세상과 개인에 대한 일침이 이 소설의 전부는 아니다. 패트릭이라는 인물을 통해 어빙은 이 책에서 새로운 영역을 일구어낸다. 삶에 찾아온 두번째 기회와 그 기회를 받아들여 스스로를 변화시키려는 인간의 의지를 날카롭게 통찰한 것이다. 결국 이 책은 변화를 모색하는 한 인간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인간의 의지가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존 어빙의 탐구이자 소망이다. 그리고 불완전한 인간이 사랑을 통해 어떻게 성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러브스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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