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담 걸쭉한 ‘익산떡’의 육자배기로 풀어내는 情
입담 걸쭉한 ‘익산떡’의 육자배기로 풀어내는 情
  • 승인 2011.10.0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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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숭인동 길 레스토랑 그곳엔 ‘사람’이 있다




바늘과 실? 익산떡네 부부는 실과 바늘이랍니다!!

연일 날씨가 포근합니다. 작년 겨울 꼬박꼬박 두 개의 난로를 피워놓아야 했던 숭인동 길레스토랑 올해는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달아오른 난로 위에는 고구마가 올라가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뜨입니다. 그럴 땐 꼭 화자의 식탁 위에도 노오란색 군고구마가 올라옵니다. 맛 끝내줍니다.
언제부터인가 길레스토랑 문을 여는 시간도 빨라졌습니다. 얼마전까진 빨라봤자 늦은 6시에서 6시 30분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5시만 되어도 포장이 쳐지고 불이 켜져 있는 날이 많습니다. 해 지는 시간 때문일 겁니다. 길레스토랑이 위치한 주차장 한 켠의 공간이 빨리 비워지기 때문일 겁니다.
지난 가을 우려했던 야구연습장은 다행히도 들어서지 않았습니다. 야구연습장이 들어서면 숭인동 길레스토랑의 운명도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익산떡 아주 큰 고민 하나는 덜은 셈이지요.
오늘은 사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중요한 인물 한 분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맞습니다. 숭인동 길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연재하면서 주로 익산떡과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얘기에 집중하다보니 그동안 간과했던, 그렇지만 익산떡과 길레스토랑에 있어 절대 빠질 수 없이 중요한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익산떡네 바깥양반, 그러니까 익산떡 남편 얘깁니다. 사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오늘 얘기는 그 남편 얘기가 아니라 부부 얘깁니다.
처음 길레스토랑을 드나들 때부터 마주쳤던 그 분을 화자는 바깥 사장님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부인을 집사람 내지는 안사람, 남편을 바깥양반으로 부르는 데서 따온 것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렇게 해서 부르는 것만은 아닙니다. 내심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다른 부부가 그렇듯 익산떡네 부부 역시 바늘과 실입니다. 항상 같이 출근하고 같이 퇴근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몰라도 이곳 길레스토랑에서 만큼은 익산떡이 바늘이고, 바깥사장님은 실입니다.
익산떡 쉼터는 상암동입니다. 약 2년여 전까진 길레스토랑이 있는 숭인동 인근의 그 `유명한` 삼일아파트가 쉼터였습니다. 그런데 청계천이 복원공사에 들어가면서 그 쉼터가 철거되면서 현재의 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현재의 쉼터는 그나마 서울시에서 지원해준 임대아파트입니다. 아주 작은 평수인데 익산떡 그래도 항상 자랑스럽게 얘기합니다. 물론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끈질긴 `투쟁` 끝에 얻어낸 것이라는 얘기죠. 전에 얘기한 적 있습니다. 강제 철거과정에서 주민들과 시공사, 서울시간에 갈등이 빚어졌고, 그 와중에 익산떡은 가스통 아줌마라는 별칭까지 얻게 됐다는…. 첨언하자면 가스통을 들고 철거용역들에 대항한 아줌마가 있었으니 바로 그 주인공이 익산떡이랍니다.
이쯤에서 약간의 갈등이 느껴집니다. 사실 익산떡네, 이렇듯 그냥 가벼운 글 몇자로 결코 써낼 수 없는 깊은 사연도 갖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그 속사정을 조금이라도 얘기하려면 이 글이 나가고 나서 익산떡에게 허락을 한 번 구해보는 게 나을 듯 싶네요.
어쨌든 익산떡네 부부는 출근과 퇴근을 함께 합니다. 화자가 근무하는 신문사 사무실에서 보면 늦은 5시경이면 꽁꽁 접혀 있는 포장을 부산히 풀어서 일터를 꾸미는 부부의 모습을 항상 볼 수 있습니다. 보통 길레스토랑이 완성되려면 1시간 정도는 걸립니다. 두 채의 포장마차를 각각 따로 친 다음 또 연결을 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일터를 마련하는 조그마한 공사를 할 때마다 항상 소요가 일어납니다. 부부간에 일어나는 그것입니다.
<글쓴이: 정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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