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추세 따라 낙상․화상 등 사고 급증

노령화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고령자의 안전 사고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98세 할아버지는 욕실 바닥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다쳤다. 종로구의 81세 할아버지는 책상의 모서리에 부딪혀 눈 주위에 상처를 입었다. 6월엔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65세 할머니가 계단을 내려오다 헛디뎌 넘어져 왼쪽 다리가 골절되는 일이 발생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65세 할아버지는 비닐바닥재가 깔린 침실에서 미끄러져 허리뼈가 골절됐다.

겨울엔 화상으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지난 2월 충남 서산의 68세 할아버지는 전기장판을 켜고 자다 화상을 입었다. 3월엔 서울 중구의 71세 할머니가 뜨거운 방바닥에 화상을 입어 피부색이 바뀌는 불상사를 경험하기도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1.3%인 542만명이다. 2005년 437만명(전체 인구의 9.3%)보다 106만명(24.3%) 증가할 만큼 우리나라의 고령자 수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고령자의 급속한 증가는 새로운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데 특히 안전사고의 위험이 적지 않다. 대체로 고령자들은 인지, 행동능력이 저하되고 체력 또한 약화되기 쉽다. 때문에 보다 면밀한 국가적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수집된 위해정보 중 65세 이상 고령자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안전사고는 매년 늘어나고 있었다. 2008년 2082건에서 2009년 2191건, 2010년 2910건으로 그 속도도 가파르다. 올핸 7월말까지 벌써 2133건이 수집돼 전년 대비 43.7%(1484건) 늘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수집된 고령자 안전사고 2005건(소방방재청 화재접수건 128건 제외)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것은 가정에서 ‘추락’하거나 넘어지는 사고였다.

사고발생 장소별 현황을 보면, ‘가정’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전체의 50.7%(1,016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추락/넘어짐/미끄러짐’으로 인한 사고는 581건으로 가장 많은 57.2%로 조사됐다.

특히 일반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내부마감재’, ‘편의시설용 가구’로 인한 안전사고가 많았다. 사고 원인 품목 현황을 보면 ‘내부마감재(바닥재, 마루재 등)’로 인한 안전사고가 전체의 26.0%(521건)로 가장 많았으며, 의료사고가 포함된 병의원서비스를 제외하면 ‘편의시설용가구(침대, 의자, 책상, 탁자 등)’가 전체의 7.8%(157건)로 2위를 차지했다.

겨울철 전기장판, 찜질팩 등의 온열기구나 방바닥에 의한 화상 등에 의한 위해사례도 36건(전체의 1.8%)이나 수집됐다.

소비자보호원은 고령자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고령자의 특성에 맞는 안전용품(미끄럼방지 매트, 안전손잡이 등)을 구비하고 가족들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진석 기자 ojster74@naver.com

▲ 고령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주의 사항

1. 주기적인 운동은 균형감각, 근력강화에 도움이 되므로 고령자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운동을 통해 골격계를 강화시켜 골절 및 각종 사고를 예방하도록 한다.

2. 많은 약물을 복용할 경우 추락/넘어짐/미끄러짐의 위험이 증가한다. 고혈압약물, 항부정맥제, 수면제,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간질약 등은 이러한 위험을 높여주는 약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이들 약물 투약시 각별히 주의한다.

3. 아침에 일어날 때는 천천히 일어나기, 일어난 채 10분 이상 적응하고 일어서기, 일어설 때 보조기나 지지대를 사용하기, 화장실에서는 반드시 천천히 일어나고 일어난 후에는 이동하기 전 적응시간을 갖기 등을 생활화 한다.

4. 침대는 가장 낮은 높이의 침대를 사용하고 벽에 안전손잡이(핸드레일)를 설치하여 이동시 붙잡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5. 침대 주위에는 낙상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카펫이나 폭신한 매트를 깔아놓는다.

6. 가구 모서리 부분에는 보호대를 씌워 넘어질 때 다치지 않도록 한다.

7. 욕실의 깔판, 매트는 미끄럼방지 처리가 되어 있는 제품을 사용한다.

8. 미끄러운 구두나 슬리퍼는 신지 않는다.

9. 전기 온열기구 등의 전기제품을 구입할 때는 믿을 수 있는 제조업체의 제품인지를 확인하고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확인한 후 구입한다.

10. 전열매트에서 잠을 잘 때는 전원을 끄거나 가장 낮은 온도를 사용하고, 담요 등을 깔아 신체가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11. 온돌 등의 방바닥이나 전기온열기 등에 오랫동안 접촉하면 낮은 온도에도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장기간 노출을 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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