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은 흘러야 한다'
'강물은 흘러야 한다'
  • 승인 2011.10.2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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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균의 생태이야기- [하굿둑 답사1-1] 시화방조제
동고서저의 한반도 지형. 우리나라 대부분의 강들은 육지에서 배출한 유기물을 거두어 서해로 흘러들어 드넓은 갯벌에 풀어 놓는다. 갯벌에 사는 무수한 생명들이 유기물을 쉴 새 없이 먹어치우며 제 몸집을 불린다. 사람들은 이를 잡아 올려 식량으로 삼고 다시 유기물을 배출한다. 이처럼 갯벌은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의 중간 매개 역할을 담당하며 결국은 사람과 자연과의 순환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요한 지대이다.
그러나 현재 서해로 흘러들어가는 하천은 실개천까지 모두 하굿둑으로 막혀있다. 지구상에 이런 나라는 없다. 1961년 공유수면매립법이 부활하면서 시작된 간척사업이 지금까지 그치지 않고 있다.
이제 토목건설시대가 막장에까지 왔다. 그러나 원시반본의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다. 이러한 새 시대를 위해 서해로 흐르는 하굿둑을 매월 1회 순례하며 현지 주민들을 만나 하굿둑으로 막히기 이전의 이야기를 되살려내고 현재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5월 28일 29일 경기도의 시화호, 화옹호, 남양호 답사를 시작으로 충청도의 아산만 방조제, 삽교천 방조제, 석문방조제, 대호방조제, 간척세력이 호시탐참 노리고 있는 가로림만, 천수만, 홍보방조제, 남포방조제, 부사방조제, 금강하굿둑, 전북의 새만금방조제, 전남의 영산강 하굿둑까지 차례로 서해안 하굿둑 탐사 여행을 시작하려한다.




▲시화방조제에서 본 송도신도시



‘핵마피아’와 ‘건설마피아’의 만남

2011년 5월 28일 오전 11시경 풀씨 둘이 경부고속도로 신갈인터체인지 부근 버스 정류장에서 만났습니다. 조산풀님과 저는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인천방향으로 달리다 월곶 나들목에서 나와 오이도를 거쳐 시화방조제 길로 들어섰습니다.

방조제 중간 선착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나와 바닷바람을 쐬기도 하고 낚시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북서쪽 바다를 바라보니 거대한 물체가 하늘 높이 솟아 있었습니다.

(“저것이 바로 송도 신도시인개벼, 151층이라고 들었는데...... 구약에 나오는 바벨탑이 저런 것이겠구나”)

‘두바이처럼 저 건물도 석유에 의존할텐데 석유가 고갈되면 어찌되나’ 하는 생각을 저 상춘객들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천 갯벌을 메워 들어선 송도 신도시를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송도신도시(松島新都市)는 인천광역시의 해안지역의 바다를 매립하여 6km²정도의 간척지를 개발, 건설되고 있는 국제업무도시이다. 송도신도시는 서울에서 65km 남쪽에 있으며, 인천 국제공항과는 12.3km 길이의 인천대교로 연결된다. 영종도, 청라지구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이루게 된다. 송도 국제업무단지(IBD)에는 컨벤션 센터, 국제학교, 박물관, 생태관, 문화센터, 잭 니클라우스 골프 코스, 동북아 트레이드 타워(NEATT), 퍼스트 월드 주상복합, 센트럴 파크, 그리고 송도 인천타워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사기업들에 의한 개발 프로젝트로써, 10년간의 이 개발 계획에는 약 4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위키백과>

400억달러, 40조원입니다. 이 돈이 건설족의 수중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시화만 입구에 큰가리섬과 작은가리섬이 있는데 작은가리섬은 방조제가 관통하는 바람에 공원으로 바뀌었고 큰가리섬이 살점이 온통 뜯겨 엉망이 된 채 흉한 몰골로 방조제 옆으로 서 있었습니다. 큰가리섬 공원은 밀려든 인파로 자동차를 주차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매립공사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옆으로 또 하나의 대형토목공사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조력발전소 건설 현장입니다. 큰가리섬과 작은가리섬 부근은 조류가 가장 셌다고 합니다. 새만금방조제에도 남가력도와 북가력도가 있습니다. 그곳 역시 물살이 가장 거센 곳이었습니다. 거센 물살이 고기를 몰아다 갯벌에 부리면 사람들은 이를 잡아 수천년 동안 지속가능한 삶을 이어 왔는데 이젠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조력발전소 건설현장에는 접근할 수 없어 먼 발치에서 옆모습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력발전은 밀물과 썰물시 호수와 해수면 간 수위차 이용해 발전기를 가동하는 발전 방식으로 1967년 프랑스에서 첫 가동된 이후 현재는 캐나다, 중국 등지에서 가동 중이라고 합니다.


▲살점이 뜯긴 큰가리섬. 바로 옆으로 조력발전소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시화조력발전소는 설비용량 250㎿이며 세계 최대 규모로 10개의 발전기와 8개의 수문을 통해 하루 동안 시화호 전체 수량의 절반이 드나든다고 합니다. 시행사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로 인해 시화호의 수질이 외해와 같아지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신재생에너지이자 미래의 희망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수문을 통해 바닷물이 드나드는 괴상한 호수에 비한다면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훨씬 나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화호는 본래 갯벌이었습니다. 조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에너지보다 갯벌에서 생산되는 에너지가 훨씬 클 것입니다. 조력발전소가 가동되면 호수 밑바닥에 가라앉아있는 각종 중금속이 외해로 빠져나가 경기만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본래 담수호가 목적이었던 시화호가 썩어가자 마침내 배수갑문을 기습적으로 오염된 물을 방류하여 허리가 휜 기형 물고기가 나타나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전기공급을 독점하며 ‘핵마피아’라고 불리우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서해안 곳곳을 조력발전을 한답시며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곳은 강화도, 아산만, 가로림만, 천수만, 이순신 장군의 승전지 울돌목 등지입니다.


▲조력발전소 건설현장

이들은 이미 이에 대한 정지작업을 마쳤습니다. 그들의 하수인인 정치꾼들로 하여금 법을 고쳐 태양광발전 등 재생가능에너지를 생산한 전기를 비싸게 사주는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폐지하고 재생가능에너지의 생산량을 법으로 정한다는 의무할당제로 바꾸어 소규모 사업자들이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을 어렵게 만든 것입니다. 조력발전의 명분을 높이기 위한 전략입니다. 갯벌에 말뚝 하나만 박아도 주변 환경이 변한다고 합니다. 서해안의 조류를 온통 뒤집어놓을 조력발전소가 들어서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한 말은 하나도 없습니다.

경기만을 장악한 세력이 동아시아의 최강국이 되었다는 어느 사학자의 말을 들었습니다. 백제-고구려-신라 순으로 경기만을 차지하며 결국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룩했다는 것입니다. 지정학적인 요처를 점한 이유도 있겠지만 경기만 일대의 높은 생산력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경기만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킬링필드’의 현장입니다. ‘건설마피아’가 바다를 막고 이들이 다시 그 위에 바벨탑을 쌓고 있으며 ‘핵마피아’와 만나 조력발전소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입간판이 하나 서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대우건설과 삼성건설이 이 조력발전소를 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화조력발전소의 총공사비는 2941억원입니다. 이 돈을 뜯어먹고 있는 것입니다. 시화방조제의 시행사는 한국수자원공사이고 시공사는 현대건설이었습니다. 이명박 현대통령은 당시 현대건설의 회장이었습니다.

시화지구 간척사업은 국민의 세금으로 간척사업을 한 최초의 대규모 간척사업입니다. 그 이전에는 사기업체가 공유수면 매립허가를 얻어 회사 돈으로 공사비를 담당했습니다. 계화도간척사업은 동아건설이 서산천수만 간척사업은 현대건설이, 인천 경서지구 간척사업은 동아건설이 시행사이자 시공사였습니다.


▲시공사 입간판

이같은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재정상태가 나빠져 현대건설은 김대중 정부 때 공적자금을 투입으로 간신히 살아났고 동아건설은 결국 망했습니다. 천하의 이재가들인 이들이 간척사업으로 갯벌을 농지로 만들어 농사를 지으면 타산이 맞다고 생각했을까요? 그들의 목적은 나중에 정치인들을 내세워 용도변경하여 ‘땅장사’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로 용도변경을 해줄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간척사업을 농어촌공사나 수자원공사가 맡아 국민의 세금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시화호, 화옹호, 새만금 간척사업이 바로 그런 예입니다. 건설마피아들이 ‘국책사업’이란 이름으로 국민의 혈세를 빨아먹기 시작한 최초의 공사판이 바로 시화지구 간척사업입니다.

1979년 이란에서 회교혁명이 일어나자 이 여파는 중동 전역으로 번졌고 급기야 중동에 진출해있던 친미국가 한국의 건설회사들은 강제로 쫓겨났습니다. 이들 건설회사들을 살리기 위해 벌인 토목사업이 한강종합개발사업과 시화지구 간척사업입니다. 두 사업 모두 현대건설이 맡았으며 이 때 현대건설 회장이었던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어 현재 4대강사업을 벌이며 국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12km의 방조제 길을 지나 대부도에 들어섰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짐)

<허정균 님은 자연생태활동가로 ‘부안21’을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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