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정 지음/ 휴 펴냄




불안과 두려움과 분노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몰라 절절매는 사람들,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는 온갖 사건?사고들… 현대인의 마음병은 임계치에 이르렀다. 유행처럼 번지는 심리학 서적과 멘토 열풍, 타로와 사주 카페 등, 비상구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사람들로 세상은 북적인다. 그러나 단기적인 처방전은 진통제나 해열제처럼 단기적인 증상완화 효과만 가져다줄 뿐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비상구를 향해 달려가지만, 역시나 며칠 만에 원점으로 뒷걸음질하는 내 마음을 보아야 하는 일이 반복된다. 진통제로는 해결될 수 없는 근본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은 마음먹은 대로 살아가게 되어 있고, 그 마음은 어떤 훌륭한 스승도 대신 먹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자기가 먹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마음의 주권을 회복하는 일이다.

『마음 수업』은 오늘날 공교육 현장을 비롯한 수많은 단체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는 원불교 마음공부의 핵심원리와 구체적 실천법을 밝힌 책이다. 마음공부는 안심입명의 도를 찾아 밖으로 헤매는 사람들의 시야를 안으로 돌려 자기 마음을 바라보게 하고, 마음의 원리를 깨우침으로써 스스로의 힘으로 마음병의 근원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나에게 맞는 수행방법’과 스승은 따로 있을까?

저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의 과제는 강을 건너는 것(깨달음)이며, 이때 어떤 배(수행법)를 탈 것이냐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속세를 떠나 조용히 공부해야 한다는 인식에 대해 저자는 크게 우려한다. 결국 마음공부는 이 세상에서 더욱 잘 살기 위한 방편이다. 그런데 세상 속에서 수행하지 않는 것은 운전연습을 위해 거리로 나가기를 거부하는 것이며, 수영을 배우기 위해 물가로 나가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저자는 일상 속에서 부딪치는 모든 사건과 경계를 마음공부의 소재로 삼기 때문에 일상과 수행을 구분하지 않는다. 

또한 영성과 육체의 동시 단련, 정기훈련과 상시훈련, 일 있을 때와 일 없을 때 등 모든 경우의 수를 세분화한 것이 마음공부의 가장 큰 특징이다. 어느 한쪽만을 고집할 때 조각인격을 낳을 수 있는 우려를 애초에 차단하여 누수가 없도록 철저히 막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어떤 수행법을 취하든, 마음공부인이라면 누구나 배워야 할 기본기를 담고 있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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