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들 왜 자꾸 쫓아다니며 못살게 구는지, 참 쩨쩨하고 치사해”
“저 사람들 왜 자꾸 쫓아다니며 못살게 구는지, 참 쩨쩨하고 치사해”
  • 승인 2012.03.2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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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진단 연속인터뷰> 방송인 김미화-1


연이은 방송 통제…이렇게 비상식적인 정부 처음 
사회 전반의 비상식적인 일들 많이 논의하게 돼
‘나꼽살’ 출연자들 미우니까 간접적으로 억압해
노 전 대통령 연관되면 입에 거품 물고 난리쳐



한국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보안법 사범 증가, 노동 탄압, 생태환경 파괴 등의 문제가 확산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공안정국’에서 파생된 숱한 문제들이 여전히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클리서울>은 2007년부터 국가보안법, 남북관계, 노동 인권, 생태 환경, 교육 등의 문제와 관련 각계 인사들과 연속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그동안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 ‘야생초 편지’의 황대권 씨, 재야인사 김낙중 선생,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김상봉 전남대 교수,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송환’의 김동원 감독, 김세균 서울대 교수, 강기갑 민노당 대표,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 정세현 이종석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우종 덕성여대 명예교수, 홍윤기 동국대 교수,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의 동생 조용준 선생, 박원순 변호사, 장석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정지영 감독, 이상돈 중앙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이해영 한신대 교수,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이성백 서울시립대 교수, 고은 시인,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 박창근 관동대 교수, 배우 최종원?문성근?권해효 씨, 김용택 시인, 지율스님, 박인배 한국민족극운동협회 이사장, 강정구 동국대 교수,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박재동 화백, 문정인 연세대 교수,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손혁재 한국NGO학회 회장,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박경석 장애인철폐연대 대표, 가수 안치환 씨,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종주 박사, 김정헌 공주대 명예교수, 이근행 전 MBC노조 위원장,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문재인 변호사,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 김태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진석 서울의대 교수,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이호철 작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유홍준 명지대 교수, 강남훈 교수노조 위원장,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정연주 전 KBS 사장,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 박순성 동국대 교수, ‘하얀 정글’의 송윤희 감독, 신율 명지대 교수, 강병화 고려대 교수, 정혜신 정신과전문의, 이은봉 한국작가회의 사무처장, 김명곤 전 문광부 장관,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조헌정 향린교회 목사,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등 230여 명의 사회 각계 인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이번호에는 방송인 김미화 씨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방송 통제’ 등 언론장악 실태를 직접 체험해온 김미화 씨는 “이렇게 비상식적인 정부는 처음 겪는다”며 그간의 사정을 허심탄회하게 토로했다. 지난해 MBC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자진 하차했던 김 씨는 당시 공식성명 이외엔 일체의 언론 인터뷰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CBS ‘김미화의 여러분’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인 ‘주의’ 결정을 받자, 끝내 입을 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참 답답하다. 그 사람들(정권)이 왜 쫓아다니며 저를 못살게 구는지…. 제가 비중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저 방송 잘하게 놔두면 알아서 잘할 텐데 왜 사사건건 이렇게 간섭하는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지금 정권이 하는 행태들을 보면 쩨쩨하고 치사하지 않은가.”   

이같은 현상을 두고 김 씨는 자신과 노무현 정부와의 인연을 현 정부가 달갑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과의 대화’ 사회를 봤었다. 그런데 그게 왜 비난받을 일인가. 지금도 그거 하나 가지고 꼬투리 잡고 시비 거는 이들이 있다. 노무현이라는 이름과 연관된 행사를 했거나, 어떻게든 연관되거나 하면 입에 거품을 물고 싫어한다. 진행자 입장에선 정당하게 돈을 받고, 기자협회가 불러서 진행하는 것인데 왜 그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가.”

김 씨는 현 정부의 언론,방송 통제가 전두환 시절보다 노골적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전두환 정권도 국민들 눈치는 봤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나 퍼스트레이디 닮은 탤런트를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면 해당자들이 일정부분 피해를 보기도 했는데, 그것도 정도껏 했다. 국민들이 ‘이건 아니다’ 싶으면 눈치라도 보면서 적당히 통제했다. 이와 비교하면 현 정권은 눈치 하나 안 보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식이다. 전두환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별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된다. 청와대 가서 행사 다 하고, 대중연예인으로서 인정받았다. 저를 보는 권력의 시선이 좀 달라진 것은 현 정부 들어서다.”

김 씨는 “앞으로도 99%를 위한 방송을 하고 싶다”며 “당장은 통제를 받지만 세상이 바뀔 날이 멀지 않았다”고 했다. 다음은 김미화 씨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3월 8일 방통위에서 CBS ‘김미화의 여러분’에 법정제재인 ‘주의’ 결정을 내렸다. 어떻게 된 일인가.
▲ 우석훈 박사,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소장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값 하락, 물가 및 부동산 문제 등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비판한 게 심의 대상에 올랐다. 정부정책을 가지고 비판할 수도 있지 않나. 비판 내용의 길이도 얼마 안 된다. 몇 초 되지도 않는다. 괜한 트집이라고 보면 된다. 방송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도무지 납득이 안 가니 말이다. 또한 이게 방송을 들은 시청자가 문제 제기한 것도 아니다. 방통위 역사상 공정성을 심의한 건 처음이다. 
 
- 총선,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사안에 대한 보도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심의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방통위의 ‘통제’에 맨살로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특별한 대책이 있는가.
▲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다. 우석훈 박사는 방통위에서 재심을 연다니까,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하더라. 말할 권리를 제한하는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이건 명백한 ‘입막음’이다.
문제는 재심을 청구해도 다른 사람이 심사를 해야 하는데, 주의 결정을 내렸던 여당 쪽 의원이 6명으로 야당이나 시민사회보다 많다. 같은 사람들이 재심도 같이 하니까, 뾰족한 대책이 없다.

- 서규용 농림부 장관은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 25분가량을 정부 정책에 대해 홍보했다. 편향성 논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2주후 서규용 장관이 나왔다. 만약 서 장관이 먼저 나오고 이 사람들이 나왔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여당 인물이나 대변자들이 먼저 나오고, 정부쪽 입장을 얘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프로그램은 토론이 아니어서, 이쪽저쪽에서 누가 먼저 얘기하든 큰 상관이 없다. 방통위에서 도대체 뭘 지적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 CBS 분위기는 어떤가.
▲ 당연히 흥분하고 있다. 다 들고 일어났다. 대다수 구성원들이 방통위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 사내에 벽보를 붙이는가 하면 방통위 앞 집회와 언론노조 집회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했다.

- ‘나는 꼽사리다’(나꼽살)의 탄생 배경은. ‘나꼽살’ 자체에 대한 통제 움직임은 없는가. 
▲ ‘나꼼수’와 형제 관계라고나 할까. 김어준 씨가 ‘나꼼수’ 하면서, 전문적인 얘기를 해보자는 입장을 제게 전했다. ‘나꼼수’의 다른 버전을 해보자는 제안이었다.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 ‘나꼼수’에 비전문가들이 나온다면, ‘나꼽살’엔 선대인, 우석훈 등 경제전문가들이 나온다. 
이게 보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일정하지 않고, 녹음실 스케줄을 못 잡으면 내일로 미뤄지고 이런다. 시간을 빼야하는 것이라 번거로운 그지없다. 그럼에도 의미 있는 일이라 여기고 있다. 개인적으론 제가 당했던 일도 있어 이런 방송을 해야 할 명분이 있었다. 사회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벌어지고 있는 비상식적인 일들에 대해서 논할 수 있어 보람차다. 제가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최대한 노력중이다.
‘나꼼수’도 마찬가지지만 ‘나꼽살’도 방통위에서 통제하기는 어렵다. 애플사를 없애야 하니까 말이다. 얼마 전의 경우처럼 선대인이나 우석훈 같은 분들이 ‘여러분’에 나오니까, 기회다 싶어 우회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나꼽살’도 정권 입장에선 밉상일 것이다. 그러지 않고선 ‘나꼽살’ 출연자들이 ‘여러분’에 나왔다고 통제할 이유가 없지 않나. 눈에 훤히 보인다.

- MBC에서도 자진하차 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하차 당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 이외엔 언론들과의 인터뷰는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   
▲ 괴로워서 안 했다. 사장이 이 프로그램 대신 저 프로그램 하라고 했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얘기는 안 해주고…. 단지 시사프로그램만 아니면 된다는 식이었다. 다른 프로그램 중 하나 골라서 가라는데, 납득하기 힘들었다. 시사프로그램 왜 하면 안 되는지 이해가 안 되더라. 그럼에도 저는 을이고 방송사는 갑이니까, 사장이 그렇게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니 제가 버틸 재량이 있었겠나.
그때나 지금이나 참 답답하다. 그 사람들(정권)이 왜 쫓아다니며 저를 못살게 구는지…. 제가 비중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저 방송 잘하게 놔두면 알아서 잘할 텐데 왜 사사건건 이렇게 간섭하는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지금 정권이 하는 행태들을 보면 쩨쩨하고 치사하지 않은가. 

- 방송 진행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부터 계속해왔다. 현 정권 들어 유독 통제 당한다는 느낌인데, 전 정권과 비교하면 어떤가.
▲ 최악이다. 그리고 비상식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과의 대화’ 사회를 봤었다. 그런데 그게 왜 비난받을 일인가. 지금도 그거 하나 가지고 꼬투리 잡고 시비 거는 이들이 있다. 노무현이라는 이름과 연관된 행사를 했거나, 어떻게든 연관되거나 하면 입에 거품을 물고 싫어한다. 진행자 입장에선 정당하게 돈을 받고, 기자협회가 불러서 진행하는 것인데 왜 그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가.

<위의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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