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임 지음/ 위즈덤하우스
여기, 소설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있다. 마찬가지로 단 하루도 여행을 떠나지 않고는 살 수 없다고도 말하는 사람이다. 이때 여행은 단지 물리적인 거리와 이동을 의미하지 않고, 소설 속 환상여행이 주를 이룬다. 이번에 예담에서 출간된 《소설가의 여행법》은 바로 감각적인 문체와 부유하는 현대인의 정서가 돋보이는 작품을 주로 발표해온 소설가 함정임의 이러한 고백을 있는 그대로 실감할 수 있는 문학 기행 에세이다.
뉴욕으로 여행을 떠날 때면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과 《브루클린 풍자극》을, 아프리카로 떠날 때는 카렌 블릭센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 르 클레지오의 《아프리카인》을 챙겨 넣을 정도로 못 말리는 ‘소설 중독자’인 함정임은 특유의 감성으로 소설 속 그 장소, 작가와 작품이 태어나고 여전히 숨을 쉬는 그곳으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그리스의 에게 해와 아프리카 케냐, 독일의 베를린과 한국의 강화도를 넘나드는 이 문학 속 여행은 60여 편의 불멸의 작품들을 간접적으로 접하는 동시에 문학의 시공간성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할 것이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