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 드라마르 지음/ 김이정 옮김/ 부키





고양이는 늘 당신에게 말을 건다. 심지어 길을 가다가 만나는 고양이의 모습만으로도 고양이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고양이가 스핑크스처럼 웅크리고 눈을 감고 있다. 이건 몸이 아프고 우울하다는 거다. 고양이가 꼬리를 세우고 다가온다. 이건 반갑다는 인사다. 이처럼 『고양이 집사 자격 시험』은 고양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고양이는 수염, 귀, 꼬리, 눈꺼풀로 말을 한다. 당연히 울음소리로도 말을 한다. 또 놀이를 할 때나 아플 때도 여러 몸짓으로 자신의 처지를 알린다.

이 책을 쓴 발레리 드라마르는 동물행동 전문 수의사이다. 프랑스에서 동물행동만 진료하는 동물병원을 앞장서 열었고 15년 넘게 고양이의 행동장애를 치료하고 있다. 그래서 고양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단박에 안다. 고양이 말 동시통역사라고 할 수 있다. 고양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의사소통 방식을 다룬 이 책은 고양이 말 ‘기초 회화’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시험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과 사진으로 꾸며진 스무 번의 시험을 치르면서 시험 점수를 매겨보면 내가 지금 어느 수준으로 고양이와 소통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 집사라면 궁금했을 고양이의 자세와 행동이 문제 안에 대부분 녹아 있고, 정답과 설명을 읽다 보면 고양이 집사에게 꼭 필요한 상식이 동물행동 전문 수의사인 저자의 다양한 진료 경험담과 함께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잘 모르는 항목은 다시 한 번 점검해볼 수도 있다. 베테랑 집사라 하더라도 이 자격시험의 문제를 풀다 보면 ‘아 우리 냥이가 이런 말을 하는 거였구나!’ 하며 마치 안 들리던 외국어가 귀에 들릴 때처럼 속이 시원해질 것이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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