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제이콥슨 지음/ 윤정숙 옮김 / 은행나무




웃음과 눈물 사이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사랑과 상실, 정체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매혹적으로 파고드는 하워드 제이콥슨의 장편소설 《영국 남자의 문제》는 보기 드문 문학적 성취를 이룬 뛰어난 작품이다.

 2010년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은 2010년 영국 아마존 올해 최고의 책 Top 10을 비롯해 <가디언>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스> <텔레그래프> <글로브 앤 메일> 등에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지금까지 영국 내에서만 25만부 이상 판매되었고 전 세계 31개국에 판권이 계약되었다.

《영국 남자의 문제》의 수상은 그동안 평가절하되었던 제이콥슨이 수면으로 부상하는 계기이자, 부커상 역사에 있어서도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지난 43년 이래 ‘유머러스한 소설’이 부커상을 수상한 것은 최초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유머소설은 가볍다’라는 통념 아래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던 웃음의 가치가 재고되는 계기이며, 우리 사회 안에서 웃음이 차지하는 지위가 바뀐 만큼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하는 부커상의 변화를 보여줄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유머러스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으며, “웃음과 눈물이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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