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한목소리

최저임금을 협상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정부가 임명하는 9명의 공익위원을 두고 노동계가 중립성과 전문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법으로 정해진 8월 5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이 확정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여성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 노동자 관련 단체로 이루어진 생생여성노동행동 회원 80여 명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역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들이 원하는 최저임금의 하한선은 5600원이었다.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5600원은 최소한의 요구"라며 "인상된 최저임금을 받아 내년에는 이런 곳에서 만나지 말자"고 말했다. 그는 열악한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지적하며 "최저임금 문제가 기본적으로 한국사회 여성노동자의 문제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어 "최저임금위원회의 여성위원 비율도 제고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27명의 위원 중 5명에 불과한 여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낭독이 끝나고 "최저임금 5600원은 여성들의 요구다"라는 구호도 이어졌다.

노동자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에서 청소일을 하는 하모 씨는 요즘 뉴스를 보기가 싫다고 토로했다. 여기저기 오르는 물가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오르지 않는 것은 하 씨의 월급뿐이다. 최저시급인 4580원으로는 칼국수 한 그릇 사먹을 수가 없다. 한달 점심값이라고 나오던 2만8000원도 하청업체가 이런저런 사정을 들며 주지 않고 있다.

하 씨는 "어떨 때는 일을 하며 눈물이 나려 한다"고 말했다. 하 씨는 자신이야 어떻든 상관없다고 했다. 하지만 자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공부를 못 시키면, 아이들도 나 같이 살 것 아닙니까"라고 되물었다. 이런 사정은 비단 하 씨에게만 머물러있지 않다.



수도권의 한 법원에서 청소일을 하는 권모 씨는 월급을 받아들면 한숨부터 나온다.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그의 통장에 찍히는 돈은 100만 원을 넘기지 못한다. 때문에 해마다 그의 희망은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하지만 정작 오른 것은 그의 실망감뿐이었다.

권 씨는 "시급이 5600원은 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세금 떼고 나면 한달에 쥐는 돈은 100만 원이 고작 넘는다“며 "그것조차 올려주기 싫어서 그리 애를 쓰느냐"고 성토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소극적인 정부와 재계를 향한 노동자들의 한숨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정부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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