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현식, 그림 홍윤표, 추천 김제곤/ 철수와영희




이 책에는 같은 날, 같은 사건을 두고 쓴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 일기 71편, 선생님 일기 56편을 담고있다. 어린이가 쓴 일기 옆에 선생님이 쓴 일기가 함께 실려 있다. 어린이들이 쓴 일기를 모아 놓은 책은 더러 있지만, 이런 책은 처음이다. 어린이와 선생님의 일기를 읽다보면 날마다 비슷비슷할 것 같은 학교생활이 새롭고 특별한 날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학교와 교실이라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다른 존재일 수밖에 없는 어린이들과 선생님의 따뜻한 일기를 통해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의 마음도 엿볼 수 있고, 더불어 모든 일기는 다른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배움을 주는 보물 창고임을 알게 해준다.

저자는 일기를 쓴다는 건 발자국을 남기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일기를 쓰면 지난 시절의 내 모습이 하얀 눈 위의 발자국처럼 찍혀 오늘의 나를 따라온다는 것이다. 잘 쓰든 못 쓰든 오늘의 시간을 담은 일기는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나를 항상 또렷하게 맞이하는 소중한 또 하나의 내 모습이기에, 흐르는 시간 속에서 나를 찾아가고 싶다면 오늘 일기를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또한 일기 쓰기는 글쓰기 교육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기는 다른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자신만의 방이라는 것이다. 일기는 자신만이 읽는 글이기에 정직하게 써야하는데, 일기 쓰기를 통해 글쓰기 교육을 하면 아이들이 정직하고 솔직하게 표현할 자신만의 방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한다.

 정직하고 솔직하게 쓴 자신의 일기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아이들의 일기에 대해서 평가하거나 글쓰기 지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창’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쓴 일기들이 한 해 동안 쌓여 가면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일기 쓰기를 재미있게 느끼게 될 것이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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