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검찰, 고위공직자가 협박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
“정부와 검찰, 고위공직자가 협박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
  • 승인 2012.07.0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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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진단 연속인터뷰> ‘해고’ 당한 최승호 MBC PD-1

‘황우석 논문표절’, ‘검사와 스폰서’ 제작한 간판 PD
광우병 사태 보도한 PD수첩 4년만에 대법원 무죄
원고로 대반격, 사태 왜곡한 중앙일보, 검찰 고소
“소송 남발… 언론자유 침해 막기 위한 장치 필요”






한국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보안법 사범 증가, 노동 탄압, 생태환경 파괴 등의 문제가 확산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공안정국’에서 파생된 숱한 문제들이 여전히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클리서울>은 2007년부터 국가보안법, 남북관계, 노동 인권, 생태 환경, 교육 등의 문제와 관련 각계 인사들과 연속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그동안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 ‘야생초 편지’의 황대권 씨, 재야인사 김낙중 선생,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김상봉 전남대 교수,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송환’의 김동원 감독, 김세균 서울대 교수, 강기갑 민노당 대표, 노회찬?심상정 의원, 정세현 이종석?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우종 덕성여대 명예교수, 홍윤기 동국대 교수,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의 동생 조용준 선생, 박원순 서울시장, 장석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정지영 감독, 이상돈 중앙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이해영 한신대 교수,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이성백 서울시립대 교수,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 박창근 관동대 교수, 배우 최종원?문성근?권해효 씨, 지율스님,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 강정구 동국대 교수,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박재동 화백, 문정인 연세대 교수,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손혁재 한국NGO학회 회장,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박경석 장애인철폐연대 대표, 가수 안치환 씨,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종주 박사, 김정헌 공주대 명예교수, 이근행 전 MBC노조 위원장,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유시민 의원,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문재인 변호사,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 김태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진석 서울의대 교수, 이호철 작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유홍준 명지대 교수, 강남훈 교수노조 위원장,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정연주 전 KBS 사장,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 박순성 동국대 교수, ‘하얀 정글’의 송윤희 감독, 신율 명지대 교수, 강병화 고려대 교수, 정혜신 정신과전문의, 이은봉 한국작가회의 사무처장, 김명곤 전 문광부 장관,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 조헌정 향린교회 목사,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방송인 김미화 씨, 정동익 사월혁명회 의장, 고은?김용택?안도현?신경림 시인, 녹색당 이현주 공동운영위원장, 윤여창 서울대 교수 등 230여 명의 사회 각계 인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이번호에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검사와 스폰서’ 등을 제작한 ‘PD수첩’ 최승호 MBC PD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PD수첩 제작진은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영했다가 7개의 민형사 소송에 시달려왔다. 제작진은 4년 2개월에 걸친 기나긴 법정싸움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 시작된 법정공방이 말기에 들어서야 마무리된 셈이다. 곁에서 소송과정을 지켜본 최승호 PD는 ‘언론자유의 완승’, ‘사필귀정’이라는 표현했다.

조능희 PD 등은 2008년 4월 29일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에서 일명 ‘다우너 소’(주저앉은 소)의 광우병 감염 가능성, 미국인 아레사 빈슨의 사망원인, 정부의 협상 태도, 한국인의 인간광우병 발병 확률 등을 보도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제작진들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명예훼손한 혐의로 형사소송, ‘광우병 보도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일반시청자 등이 낸 민사소송 등 7개 민·형사소송에 휘말렸다. 그러나 지난 15일 대법원은 ‘자신의 발언을 왜곡했다’며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PD수첩 제작진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며 광우병 보도와 관련된 민·형사소송에서 모두 PD수첩 제작진 측 손을 들어줬다. 4년여 만의 일이다.

이제 제작진은 피고인의 신분에서 벗어나 원고로 나섰다. 조능희, 이춘근, 김보슬 PD 등과 김은희 작가는 중앙일보의 송필호 대표와 박유미 기자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관련 사건을 담당한 정병두, 송경호 검사 등에 대해서도 ‘공동불법행위’로 소송을 제기했다.

최 PD는 “비열한 언론플레이, 언론윤리 강령을 깡그리 무시한 보도, 헌법질서를 파괴한 행위 당사자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기로 했다”며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아무튼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을 위해 희생양이 되었던 PD수첩은 한국 언론사에 ‘언론자유를 위한 중요한 판례’를 쟁취해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PD는 이외에도 ‘검사와 스폰서’ 방영 당시 상황과 검찰개혁 문제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최승호 PD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4년전 광우병 사태로 고소당한 PD수첩이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PD수첩 제작진 입장에서 감회가 어떤가. 
▲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사필귀정이랄까. PD수첩에 대한 수사는 보수적 법학자조차도 `법적 불가능성에 대한 도전`이라고 표현할 만큼 애초부터 무리였다. 제작진 수사에 참여했던 부장검사는 검찰 지휘부의 기소방침에 불복해 사임하기도 했다. 검찰 내에서도 법률 검토를 거쳐 PD수첩 제작진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으나 검찰 지휘부가 기소를 고집했던 것이다. PD수첩의 보도가 정부 비판에 모아져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약하기 때문에 법리적용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결국 무리한 기소가 검찰의 완패를 불러온 것이다.

- 그동안 엎치락뒤치락 하는 과정을 겪었다. 그 과정을 대략 그려보자면.
▲ 이명박 정부는 검찰과 고위공무원을 동원해 PD수첩을 옥죄기 시작했다. 잘못된 보도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민형사 소송을 걸었다. 여당인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과 보수시민단체도 거들었다. 검찰은 MBC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고 PD수첩 제작진의 체포에 나섰다. 이에 반발하는 시민의 촛불 행렬은 여의도 MBC 본사를 둘러쌌다. 그러나 검찰은 매우 집요했다. 결국 작가까지 포함한 PD수첩 제작진 5명은 검찰에 기소돼 재판정을 드나드는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
PD수첩 제작진의 수난은 민형사 소송 과정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당한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과 한밤중 체포, 철창행 등 온갖 곤욕은 그런대로 참아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대리인 역할을 해온 김재철 사장은 제작진에게 또 다른 치욕을 안겨주었다. 형사소송에서 대법원이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제작진을 징계하고 사과 방송 및 광고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보도내용 중 7개 쟁점 중 한 쟁점은 정정, 다른 한 쟁점은 반론보도를 내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MBC는 ‘회사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이유를 들어 제작진에게 정직 감봉 등 중징계를 내렸다. 노조와 기자회 등에서 반발했지만, 사측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MBC는 “진실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넙죽 사과하고 나섰다. 많은 돈을 들여 주요 일간지에 사과광고까지 냈다. ‘이 사건 방송보도가 국민의 먹을거리와 정부 정책에 관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공성 및 사회성을 지닌 사안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대법원의 높은 평가는 끼어들 틈이 없었다.

- 일종의 반격이 시작됐다. 언론사와 검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어떤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나.
▲ 조능희 전 PD수첩 책임PD 등 제작진 5명이 중앙일보와 소속 기자, 정병두 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비롯한 검사 5명 등을 상대로 2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중앙일보는 2009년 6월 미국인 아레사 빈슨이 광우병 의심 진단을 받고 사망했다는 PD수첩의 보도내용에 대해 ‘검찰이 확보한 빈슨의 의료소송 등을 보면 유족이 인간광우병을 언급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했다. 이후 PD수첩 제작진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왜곡·과장되게 보도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를 선고받았다.
빈슨 유족의 의료소장에는 ‘변종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인간광우병) 진단을 받고 퇴원 뒤 사망했다’라고 명백히 적혀 있다. 따라서 빈슨의 유족이 광우병을 언급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중앙일보 보도는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명예훼손이다. 또 검찰이 이 내용을 알면서도 왜곡해 언론에 흘려 허위사실을 보도되게 했다.

- 향후 PD수첩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언론환경에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 언론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침해 소송은 양날의 칼을 지니고 있다. 오보로 인한 인격권의 침해는 어떤 방식으로도 보상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인들은 무엇보다도 사실 확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명예훼손 소송이 남용되면 언론자유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 정부정책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나 힘 있는 권력자의 비리보도가 자취를 감출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검찰과 고위공직자를 내세워 언론에 ‘협박’을 가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언론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소송을 개선해야 위해선 우선 검찰을 동원한 형사적 책임을 묻는 법규는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신 민사소송의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해 일반인에 대한 무분별한 보도는 막아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오보로 인한 명예훼손의 경우 형사소송 대신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한 민사소송으로 피해를 구제한다. PD수첩 사태의 경우도 정부나 고위공직자의 명예훼손 소송 남발을 통한 언론자유 침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했다.  


<기사 이어집니다>

최규재 기자 visconti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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