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생 지음/ 김진아 옮김/ 21세기 북스




세븐일레븐이나 스타벅스, 까르푸와 같이 우리의 생활방식에 큰 변화를 준 기업들이 대만에 진출하게 된 뒷배경에는 그가 있었다. 대만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10대 기업 중 하나인 대만의 대표기업 ‘통일그룹’의 회장 임창생(林蒼生)이다. 아시아에서 최대 규모의 식품사업을 경영하고 있는 그의 글은 가볍고 친근한 말투로 짤막짤막하여, 각 장이 겨우 두 세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글이 놀랍고 흥미로운 것은, 필체가 매우 소박하고 뚜렷하면서도 흐르는 물처럼 맑아서, 마치 중국의 문학 명인인 호적(胡适)의 유풍과 닮았다는 점이다.

사회생활 40여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인들의 영혼을 맑게 해주는 49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저자는, 행복이야말로 수천 년 간 인류 문명 속에서 찾으려 했던 ‘생명의 해답’이라고 말하면서 거짓의 부(富)는 진정한 행복이 아니며, 이제 우리는 ‘청부(淸富)’의 가치관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행복을 위해 그가 제시한 해답은 바로 ‘수행’이다. 긴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조용히 앉아 있거나 특별한 요가 동작을 통해서라도 호흡을 조절하는 것도 좋고, 느리게 걷거나 주위를 가만히 관조하면서 마음을 단순히 하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무려 다섯 장에 걸쳐 ‘미소’에 대해 이야기 했을 정도로 여러 가지 감정 중에서 미소연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는데 ‘스스로 깨달으며 짓는 미소’는 늘 자신을 깨어있게 해주는 것이며, 습관처럼 미소를 짓게 되면, 습관처럼 모든 것에 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해득실만을 따지며 살지 말 것을 충고했다. ‘길고 긴 인생에서 성공이나 실패와 같은 결과는 그저 짧은 순간’이기 때문이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이 수행 중에는 크고 중대한 일이 될 수 있으며’, ‘내면세계에서는 일의 가치를 따질 수 없다’고 말한 임창생. 경전 문구나 의례의 기본을 뛰어넘는, 참으로 간단명료하고 친근한 그의 이야기는, 누구라도 시도해보고 실천하면서 스스로도 충분히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이다.

 물질적 요구로 둘러싸인 현대인들에게 영혼을 다스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태도를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은 멀리 있는 소중한 것을 한번쯤은 마음 깊이 되새기게 만드는 고마운 충고가 될 것이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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