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속의 수요집회... 2000여명 집결

광복 67주년을 맞은 15일 정오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은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시민과 학생 등 2000여명으로 가득 찼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035차 정기 수요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한 손엔 우산을, 한 손엔 일본 정부를 향한 구호가 적힌 나비모양 피켓을 들었다.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86), 박옥선(89) 할머니도 노란 조끼 위에 흰 비옷을 입고 있었다.



발언자로 나선 김 할머니는 “한국 농민의 딸들을 일본군 노예로 삼아 무참히 짓밟은 것을 생각하면 자기들 나라 한쪽을 떼어줘도 시원찮을 판에 그들은 (우리의) 조그마한 섬 하나를 또 뺏으려 한다”며 “정부와 대통령은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촉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관으로 열린 수요집회에는 시민을 비롯한 19개 정대협 회원단체, 52개 단체 관계자 등이 참가했다. 참가자 중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첼시아 소머(29·미국 덴버)씨는 “미국에 있을 때부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한국 독립기념일에 열리는 수요집회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수요집회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후보를 비롯해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낮은 목소리’를 만든 변영주 감독, 독일인 슈나이스 목사 등이 참가해 각각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일본대사관 앞은 광복절 행사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11시 ‘독도 관련 일본 규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수요시위’와 ‘8·15 공동 기자회견 및 세족식’이 열렸다. 광화문광장과 탑골공원, 서울광장 등에서도 광복절 행사가 잇따랐다. 한국대학생연합은 광화문광장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를 촉구했고, 서울광장에서는 세계국학원청년단 회원들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국가대표 스타일’ 플래시몹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매년 광복절에는 진보·보수 단체가 따로 집회를 열면서 충돌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올해는 집회 신고 자체가 적고 비 영향도 커 큰 충돌은 없었다고 전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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