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 평생 살아오신 분들 이런 녹조 처음이라는데 어떻게 해명할 건지”
“육십 평생 살아오신 분들 이런 녹조 처음이라는데 어떻게 해명할 건지”
  • 승인 2012.09.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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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진단 연속인터뷰> 김좌관 부산카톨릭대 교수-1

경남 낙동강특위 위원 맡아 낙동강 일대 꾸준히 관찰
먹는 물 심각, 낙동강 보 8개 수문 전부 다 열어야   
지역민들 악취문제 굉장히 고통스럽게 호소하고 있어
녹조범벅 끓여먹으라? 끓이지 않고 섭취되는 상황들은?







한국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보안법 사범 증가, 노동 탄압, 생태환경 파괴 등의 문제가 확산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공안정국’에서 파생된 숱한 문제들이 여전히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클리서울>은 2007년부터 국가보안법, 남북관계, 노동 인권, 생태 환경, 교육 등의 문제와 관련 각계 인사들과 연속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그동안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 ‘야생초 편지’의 황대권 씨, 재야인사 김낙중 선생,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김상봉 전남대 교수,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송환’의 김동원 감독, 김세균 서울대 교수, 강기갑 민노당 대표, 노회찬?심상정 의원, 정세현 이종석?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우종 덕성여대 명예교수, 홍윤기 동국대 교수,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의 동생 조용준 선생, 박원순 서울시장, 장석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정지영 감독, 이상돈 중앙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이해영 한신대 교수,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이성백 서울시립대 교수,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 박창근 관동대 교수, 배우 최종원?문성근?권해효 씨, 지율스님,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 강정구 동국대 교수,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박재동 화백, 문정인 연세대 교수,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손혁재 한국NGO학회 회장,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박경석 장애인철폐연대 대표, 가수 안치환 씨,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종주 박사, 김정헌 공주대 명예교수, 이근행 전 MBC노조 위원장,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유시민 의원,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문재인 변호사,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 김태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진석 서울의대 교수, 이호철 작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유홍준 명지대 교수, 강남훈 교수노조 위원장,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정연주 전 KBS 사장,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 박순성 동국대 교수, ‘하얀 정글’의 송윤희 감독, 신율 명지대 교수, 강병화 고려대 교수, 정혜신 정신과전문의, 이은봉 한국작가회의 사무처장, 김명곤 전 문광부 장관,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 조헌정 향린교회 목사,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방송인 김미화 씨, 정동익 사월혁명회 의장, 고은?김용택?안도현?신경림 시인, 녹색당 이현주 공동운영위원장, 윤여창 서울대 교수, 최승호 MBC PD, ‘두 개의 문’의 김일란?홍지유 감독,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정창현 ‘민족21’ 대표 등 230여 명의 사회 각계 인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이번호에는 김좌관 부산카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낙동강을 따라가면서 주민들을 만나보면 육십 평생을 거기서 살아오신 분들은 단 한 번도 이런 녹조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야말로 낙동강 전 구간을, 낙동강 경남구간과 낙동강 부산구간에서 대구경북까지 치솟아 올라가고 있는 이러한 녹조를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환경부는 도대체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4대강이 사상 최악의 녹조로 신음하고 있다. 낙동강에서 시작한 녹조 현상은 서서히 북상해 대구와 구미를 넘어섰고, 수도권에선 한강 하류까지 잠식하기도 했다. 이른바 심각한 ‘녹차라떼’ 현상으로 강들이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환경부와 시민사회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도 비가 내렸지만 국민들의 식수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김좌관 교수는 “사실 국민의 보건과 관련된 사항은 사전예방의 법칙에 따라 위험성에 대해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며 “그런데 오히려 정부는 너무 자신감 있게 자꾸 안전하다는 쪽으로 얘기를 하니까, 이런 부분 때문에 국민들이 더욱 걱정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낙동강은 녹조 때문에 시민들이 먹는 물에 심각한 위기를 느끼고 있다. 낙동강의 수질개선을 위해 8개 보의 수문을 전부 다 열어야한다”며 “임시방편으로나마 낙동강 물을 우선 흐르게 만들고, 그 다음에 정부나 환경부가 적극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김 교수는 “녹조 문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지자체, 광역단체, 낙동강 수질 데이터 등 모든 데이터까지 환경부가 통제에 들어갔다. 이러한 상황들을 두고 통제에 들어가다니…사실은 이렇게 하면 안 되고 공개를 해야 한다”며 “오히려 시민단체, 전문가들과 함께 낙동강의 근본적 수질개선 대책 마련을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하는데, 데이터를 숨기고 있으니 당혹스러울 따름”이라고 혀를 찼다.

녹조현상이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는 정부 입장과 관련 김 교수는 “녹조가 확대돼 가는 양상을 보면, 본류에서 지천으로 올라가고 있다. 흔히 낙동강의 오염원인은 지천에서 본류로 들어오는 오염물질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 녹조는 본류에서 생성되고 있다”며 “지천에는 녹조가 없고 물이 잘 흐른다. 그리고 그 지천이 흘러들어오는 곳의 물은 낙동강 본류에서부터 내려왔던 그 물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색깔 구분이 확실히 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환경부가 뭐라고 설명할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좌관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서울 한강에 녹조가 만연했다. 
▲ 팔당댐이 있는 팔당호나 북한강 쪽은 이미 녹조가 상당히 많이 덮여 있는 상황이다. 그것이 한때 하류로 내려오면서 서울권을 흐르는 한강에까지 녹조가 발생해서 한강물이 녹색으로 변하기도 했다. 비가 오고 온도가 내려가서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 녹조가 덮였다는 것만으로도 문제인데, 그 중에 남조류가 포함돼 있어서 더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 원래 강이나 호수에는 물속에 사는 미생물인 조류가 살아간다. 녹조류, 남조류 등이 있는데 이것이 어떤 조건이 맞으면 여름 같은 경우에 남조류나 녹조류가 대량으로 발생하면서 강물이 녹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게 녹조현상인데, 수질과 관련해서 문제가 되는 게 바로 이 남조류다. 왜냐하면 그 안에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종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한강, 낙동강 등에서 발견된 것도 독성을 가지고 있는 남조류다. 녹조는 그 자체가 강에 있는 생물들을 살기 어렵게 만드는 정도이지 독성물질이 있는 건 아닌데, 남조류에 독성물질이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남조류가 대량으로 번식하는 것을 녹조현상이라고 한다.

- 악취 문제도 심각하다. 간질환 유발물질도 포함돼 있다고 하는데.  
▲ 남조류가 대량으로 발생하면 하나는 안 좋은 냄새를 유발하는 지오스민이라는 물질을 발생시킨다. 이것이 발생하면 수돗물에서 냄새가 많이 나게 된다. 또한 이 남조류가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발견된 마이크로시스티스라는 이 남조류는 일반적으로 마이크로시스틴이라고 하는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이 간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는 독성물질이다.

- 얼마나 위험한가.  지난 1일 서울시에서 잠실 수중보 인근에서 남조류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일주일 후엔 한강대교 2700여개, 마포대교에서 2200여개가 검출됐다고 한다. 남조류의 세포수가 전체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남조류 안에 어떤 종이 포함돼 있는지는 지금 서울시가 정확하게 말하고 있지 않지만 그만큼 마이크로시스티스의 개체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이 어느 정도 유해한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사실 국내에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해외의 기준을 준용해 사용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사실 장담을 해서 안전하다, 아니다, 이런 답을 하기 사실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지금 발견되는 마이크로시스티스 같은 경우에는 독성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성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국민의 보건상의 위험성에 대해선 사전예방의 법칙에 따라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 그런데 오히려 정부는 너무 자신감 있게 자꾸 안전하다는 쪽으로 얘기를 하니까, 이런 부분 때문에 국민들이 더욱 걱정하는 것 같다.

- 낙동강의 현재 상황은 현재 어떤가.
▲ 큰 맥락 안에서 남조류가 번식하는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먹이가 되는 오염물질이나 광합성을 위한 햇빛, 높은 수온, 정체되는 시간 등 여러 가지 요인들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낙동강 논란을 두고 정부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이유도 이런 논리에 기초한다. 하지만 낙동강의 경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보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물의 흐름이 정체됐다. 한강의 경우와는 좀 다르다.

- 낙동강 주변은 이른바 ‘녹차라떼’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수돗물에서 냄새가 나는가.
▲ 이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 부산경남 지역에서는 이미 페놀사건을 거치면서 정수처리 시설이 고도화 돼있다. 활성탄이나 오존이나 염소처리까지 이뤄지고 있다. 이런 과정들 속에서 남조류와 여기에서 발생하는 지오스민이 제거되고 있다. 반면 그동안 1급수 수준의 물을 먹어왔던 대구경북 지역은 현재 고도 정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그러니 녹조가 최근에 상류까지 확산이 되면서 이쪽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이 악취문제를 굉장히 고통스럽게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 낙동강 유역에는 구미까지는 고도 정수시설이 있다고 하는데, 그 위로는 정수처리시설이 없는 상황인가.
▲ 그렇다. 사실 원수 자체가 깨끗했기 때문에 고도 정수처리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었다. 앞서 말했듯 하류 지역은 이미 페놀사건과 같은 오염사고를 빈번하게 겪으면서 고도 정수처리 시설을 갖추게 된 것이다. 국가가 집중적으로 비용을 투입했다.

- 물의 안전도는 보장할 수 있나.
▲ 시민들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현장을 계속해서 보고 있는데, 사실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아마 대다수의 시민들은 생수를 사먹기보다는 식수로 물을 끓여먹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지만, 막상 현장을 보면 끓여먹는 수준으로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여기지 않는다.
또한 수돗물은 현재 생활용수로도 쓰인다. 그러니까 쌀을 씻는 것은 물론, 채소나 야채 등 음식물들의 식재료를 사전에 가공하는 과정 속에서 수돗물을 그대로 쓰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들을 염두에 둔다면 지금 끓여서 먹으면 된다, 수돗물을 고도 정수처리해서 내보내면 안전하다고 얘기하는 정부의 논리도 문제가 있다. 가뜩이나 원수 자체가 녹조 범벅이다. 끓이지 않고 섭취되는 상황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사 이어집니다.>

최규재 기자 visconti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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