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피에타’… 한국영화 최초 3대 영화제 최고상 수상

제 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영화 ‘피에타’가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한국 작품이 황금사자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한국 영화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한국 영화들은 이미 1960년대부터 꾸준히 해외영화제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50년 만에 드디어 최고상을 품게 됐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제 현장에서 수상소감을 대신해 ‘아리랑’을 불러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을 지닌 `피에타`는 악마같은 사채업자 강도(이정진 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 분)가 찾아온 뒤 두 남녀가 겪게 되는 혼란과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렸다. 김 감독은 “영화를 통해 극단으로 치닫는 자본주의가 어떤 폐해를 낳는지 비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피에타’의 주연배우 조민수는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꼽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 폐막식 후 마련된 파티에서 심사위원 및 영화제 관계자들은 조민수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만장일치로 결정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민수는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이 기타 주요부문 상을 받을 수 없다는 영화제 규정 때문에 여우주연상을 받을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을 대표하는 첸커신 감독과 영국 유명 여배우 사만다 모튼 등 올해의 심사위원들이 조민수를 직접 찾아와 그녀의 연기를 극찬했고, 여우주연상을 받을 수 없었던 아쉬움을 함께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사만다 모튼은 “나의 인생을 바꿔놓은 감동적인 연기였다. 작품에 스며든 조민수의 연기에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최규재 기자 visconti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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