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지음/ 이숭원 엮음/ 지식을만드는지식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서정시인 김소월. 우리 민족의 보편적 정서인 ‘한’을 전통적인 민요조의 리듬으로 풀어내 한국 현대시사에 일획을 그었다. 시인과 평론가 100명이 선정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 중 맨 앞을 김소월이 차지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시를 앞에 두면 이러저러한 수식어도 다 빛을 잃는다. 초판본 그대로의 <진달래꽃>을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가슴 한 자락이 저릿해진다. 특별한 시어나 화려한 기교보다 강한 소월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수 있다.

1920년대 외국 문학사조의 무분별한 혼류 속에서 전통 민요의 가락과 정서를 솜씨 있게 변용해 상당한 수준의 정제된 서정시를 창조한 것이 바로 소월의 문학사적 성과다. 그의 시는 주로 임의 상실에서 오는 간절한 그리움과 다함없는 사랑의 감정을 담아냈는데, 그러한 정서의 흐름은 일제 강점 상황에 놓인 당대 사람들의 내면적 공허감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 사람들이 지닌 상실의 아픔을 위무하는 심리적 효용성도 지니고 있다.

김소월의 시는 당대의 사람들에게만 공감을 준 것이 아니라 오늘의 독자들에게도 감동을 일으키는 정서의 보편성을 지니고 있어서 오늘날까지 국민 애송시의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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