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록 지음/ 학고재




800년 전 몽골 고원에서 시작해 세계 최대의 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 그는 어떻게 동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잡았고 대제국의 건설자로서 커다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마음을 잡는 자, 세상을 잡는다』는 잔인한 정복 군주로만 알려진 칭기즈칸의 새로운 면모를 밝히는 책이다. 칭기즈칸의 탄생과 성장, 몽골 부족의 통일이 이루어진 몽골 초원을 직접 답사하고 칭기즈칸의 발자취와 흔적을 낱낱이 기록했다. 당시 그 어떤 사회보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했던 분열된 몽골 고원을 통일하고 세계 제국을 건설할 정신적, 물질적 토대를 닦은 칭기즈칸 리더십의 비밀을 밝혀낸다.

역사적으로 몽골은 늘 유라시아 대륙의 태풍의 눈이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제국들은 불안에 떨었으며 만주와 한반도도 마찬가지였다. 오랫동안 동북아시아 역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2011년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주간 몽골과 바이칼 지역을 여행했다. 5월의 몽골 여행은 몽골 고원을 관통하는 ‘초원의 고속도로’를 살피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몽골 중부의 실력자로서 칭기즈칸의 후원자였던 옹칸의 카라툰(‘검은 숲’이라는 뜻)과 행궁 터를 출발점으로 초원의 고속도로를 달려 칭기즈칸이 가장 사랑했던 사아리 케에르 초원의 갈로트 행궁 터와 칭기즈칸 시대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인 허더 아랄을 찾았다. 또 칭기즈칸의 성산 보르칸 칼돈 산에 올랐으며, 칭기즈칸의 유력한 탄생지로 추정되는 헨티 아이막의 빈데르와 다달 지역을 답사했다.


이 책은 몽골 고원에 남겨진 칭기즈칸의 흔적과 발자취를 따라 진행된다.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던 칭기즈칸의 어린 시절, 숙명의 라이벌 자모카와의 경쟁, 그리고 치열했던 몽골 고원의 통일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800년 전 몽골 초원에서 일어났던 혁명적인 사건들을 바로 그 현장에서 되살려냄으로써 칭기즈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능케 한다. 칭기즈칸을 한낱 전쟁 영웅이나 정복 군주가 아니라 몽골 고원을 억누르던 귀족적 신분질서를 타파하고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꿈꾼 새로운 리더십의 지도자로 평가한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01년에 펴낸 『백제금동대향로』에 이어 북방 역사를 우리 시각에서 조명한 두 번째 결과물이다. 저자는 이 책 『마음을 잡는 자, 세상을 잡는다』에서 바이칼 호수 일대를 답사하고 현지 학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민족이 그 옛날 바이칼에서 떠나온 민족임을 상기시킨다. 몽골의 역사를 따라가는 길에서 자연스럽게 만난 바이칼의 코리족을 통해 우리 역사를 결코 북방의 역사와 떼어놓고 사고할 수 없음을 역설한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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