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자택 화재 사망, ‘활동보조금 투쟁’ 불씨 붙이나

한 장애인 활동가의 죽음이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문제점을 수면 위로 떠올리고 있다. 고 김주영 활동가(33, 뇌병변장애 1급)의 죽음(자택에서 화재로 사망)으로 정부로부터 활동보조 24시간을 보장받기 위해 장애인들이 다시 길거리에 나서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광화문 지하철역 복도에서 장애인 처우 개선을 위한 `10만인 엽서쓰기` 캠페인과 함께 장애인활동지원 대책을 촉구하는 농성을 이어갔다. 장애인 활동가 정모 씨는 “김주영 활동가는 독특한 친구였다. 열의도 많았고, 자기 주장도 강했으며, 중증장애인이지만 자립생활을 위해 몸 바치던 친구였다”며 “안타까운 참사로 소중한 후배를 잃어서 너무 슬프다. 장애인의 삶을 외면한 정부에 대한 분노가 가시지 않아 농성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여느 활동가처럼 홀로 생활하고 있는 중증장애인이다. 활동보조인이 퇴근하고 나면 혹여나 있을 사고에 대한 걱정 때문에 김 활동가의 죽음이 남 일 같지 않다. 정 씨는 “현재 저도 혼자 거주하고 있다. 1급 중증장애인이지만, 활동보조 등급은 2등급이라서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총 113시간, 하루 3시간 남짓”이라며 “활동보조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어서 주어진 시간에 몰아서 받다보니, 생활이 로봇처럼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사무실에 있으면 도와줄 사람이 있어서 조금은 괜찮지만, 홀로 남겨져 있을땐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제2, 제3의 김주영이 내가 될지 누가 아냐”며 “우리의 요구에 ‘돈 없다’고 핑계만 대고 있는 복지부가 너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정부가 장애인활동보조 24시간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보건복지부 앞에서 무기한 1인 시위를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아울러 긴급대책을 촉구하는 시위, 기자회견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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