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볼 만한 책> 여자가 나라를 움직일 때
<읽어볼 만한 책> 여자가 나라를 움직일 때
  • 승인 2012.11.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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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미치코(永井路子) 지음/ 김형주 옮김/ 지식여행





세상이 마치 한 덩어리였던 느낌을 주는 역사 속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주는 책이다. 조선시대를 거치는 동안 엄청나게 땅에 떨어진 여권과 정절에 대해 강요해온 역사를 배운 우리로서는 잘 상상되지 않는, 높은 여권이나 자유분방함, 그리고 정치적 입김까지 거침없이 발휘한 여성들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세계 역사를 주름잡았던 여성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찾아가는 종이 위의 산책이다. 그녀들의 훌륭함은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을 끝까지 살아낸 데 있다.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우아하게 살았다고 여겨졌던 공주님이 사실은, 의외로 강하고 다부졌다거나 태연하게 도덕의 틀을 넘어섰다든가, 심히 비장한데 그 비장함이 어쩐지 이상하다거나 하는,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아름다운 육체를 무기로 아들을 유혹한 아그리피나, 애욕과 권력의 화신이자 우아한 궁정 살롱의 상징인 엘레오노르, 여장부의 기개로 남편의 버팀목이 되어 장미전쟁을 꿋꿋하게 버틴 마거릿, 콜럼버스를 지원해 신대륙 발견에 일조한 이사벨 1세, 천하제일의 권력자를 상대로 꿈쩍도 않고 맞서 싸운 카테리나 스포르차, 여성스러운 자태 뒤로 해적 행위를 공인하고 장려한 엘리자베스 1세,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 기적의 소녀에서 마녀로 다시 성녀로 추앙받는 잔 다르크, 라이벌을 없앤 독재자 여후, 중국의 단 한 명의 여제 측천무후, 역사의 시대적 요구를 파악하지 못한 서태후, 단지 아름답기만 했던 헬레네, 세상에서 제일가는 순정파 줄리엣 등등……. 세계사 속에서 최고의 권력을 휘두르고,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치적 희생양이 된 이들의 면면을 통해 그들의 삶을 재조명해보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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