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열어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420공투단)이 지난 20일 광화문광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올해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투쟁을 시작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은 “전에는 비가 오면 어머니가 ‘비오니 나가지 말라’라고 했는데 오늘은 ‘비가 오니 따뜻하게 입고 나가라’라고 하더라”며 “시간이 지나니 완고하시던 부모님들도 변하는데 시혜와 동정의 ‘장애인의 날’이 여전히 계속되는 것을 보면 사회와 정부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양 회장은 “장애등급제 폐지 요구에 대해 정부는 아직까지도 완전한 폐지는 시기상조라고 말하는데 우리의 몸에 등급을 매기는 것을 더는 참아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바꾼 것처럼 장애인에게 등급을 매기는 정부에 강력히 항의해 장애등급제를 폐지하자”고 강조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안세준 고문은 “지난해 420투쟁과 수화언어권공대위 투쟁을 통해 정부로부터 올해 안에 수화언어기본법을 제정하고 농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그러나 수화언어기본법 제정과 농교육 환경 개선을 올바로 이행할 것인가의 문제와 농아인 당사자의 욕구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안 고문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청각장애인의 피부에 와 닿는 수화언어기본법을 제정하고, 교육부는 일반학교 교과에서 수화를 배울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조기 수화교육을 도입하라”며 “우리는 420공투단과 함께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권과 교육권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활동가는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최저생계비 이하로 살아가고 있음에도 수급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 백만 명이 넘고 있다”며 “또한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의 소득이나 재산이 조금만 늘어나도 가족이 수급자에서 탈락할까봐 늘 불안에 떨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정부는 부양의무제를 통해 가족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가난한 사람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지 않으려고 한다”라며 “가족이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서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투쟁으로 반드시 부양의무제를 폐지하자”라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지난해 화재 참사로 숨진 고 김주영 활동가의 모친이 결의대회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어’라 말하던 주영이, ‘24시간 활동보조가 보장되면 할 일이 너무 많아’라고 말하던 주영이가 이 자리에 없다. 제가 주영이의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데 모두 주영이가 죽은 것을 아는지 한 통의 전화도 오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행진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광화문사거리, 종로대로를 거쳐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진행한 뒤 투쟁문화제 ‘차별철폐는 1년 365일’을 열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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