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 지음/ 바다출판사





이 책은 옷과 패션을 둘러싸고 벌어진 다양하고 기묘한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고대 이집트의 가발부터 최근의 탑프리 운동까지, 입는 것과 걸친 것을 둘러싼 이야기는 늘 인간의 욕망을 반영한다. 19가지의 이야기를 관통하며 묻고 있는 것은 ‘인간에게 옷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뿐이지만, 누군가에겐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나타내는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겐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옷을 벗는 여자, 종교적 신념 때문에 옷을 벗지 못하는 운동선수, 그리고 다른 사람의 옷에 경악할 방법으로 시비를 거는 사람들, 유행 때문에 멸종 위기에 몰린 동물, 사람 키만 한 가발을 쓴 여인 등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인간들이 입고 걸치는 모든 것을 둘러싼 이면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이민정은 17년 동안 의류학을 공부하면서 옷과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모았다. 또한 미국에서 패션학 관련 박사과정을 밟는 동안 다양한 자료를 찾아 역사적으로 확증할 만한 사건들을 추렸다. 멀게는 고대 이집트로부터 가깝게는 현대의 미국에 이르기까지, ‘옷 입은 사람’이 겪어왔던 일들은 때로는 황당하리만치 우습고 때로는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슬프다. 우리가 입고 걸치는 것들에 숨겨진 기묘하고 우스꽝스러운, 더러는 엽기적인 역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