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북한에 단호한 제재 의지 피력

“북한이 주민의 행복을 희생하며 핵무기 개발에만 매달려서는 생존할 수가 없다. 핵무기와 경제건설을 병행시켜 나가겠다는 것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7일 회담과 오찬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변화하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지원할 용의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이 위기를 조장하고 양보를 얻는 시절은 이미 끝났다”며 “북한은 약속과 의무를 준수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 양 정상은 북한에 대한 단호한 제재 의지를 피력한데 반해 대화에 대해서는 북한의 변화를 전제로 내세워 당분간 남북, 북미 간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제가 믿는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잘못된 행동이라든지 북핵 도발에 대해 한 목소리로 단호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보내고, 국제규범을 거스르는 행동에 제재를 가하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변하기보다 국제사회가 일관된 노력을, 한 목소리로 함으로써 북한이 변할 수밖에 없도록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 중요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구체적으로 ‘군사적 도발’과 ‘개성공단’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 스스로 대가를 이미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단합된 메시지를 보내는 데 굉장히 긴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도 “박 대통령의 접근방식은 매우 공감할 수 있는 것이며 한미 양국이 함께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몇 년간 제가 해왔던 것과 유사하다”고 맞장구를 치면서 “제가 확신을 갖는 것은 박 대통령이 매우 강경하며 현실적 상황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잘못에 대해서는 대가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입각하면서도 동시에 대화의 문은 열어놓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을 걸으면 모두가 혜택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북한이 신뢰를 갖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한다”면서도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등을 끊임없이 노력해 나간다면, 또 강성국가를 만드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다면 역사가 김정은을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 정상은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해 “미국은 확장 억지와 재래식 및 핵 전력을 포함하는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 사용을 포함한, 확고한 대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 재래식 위협에 대한 대북 억지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전작권 전환 역시 한미연합 방위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준비되고 이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양국은 오는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작업을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확인하고 “우리는 북한의 위협을 비롯해 양국 안보에 대한 어떤 도전이나 위협에도 완벽한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간 쟁점으로 떠오른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한미원자력협정이 선진적이고 호혜적인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가능한 한 조속히 협상을 종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평화적인 핵에너지의 중요성을 감안해 최근 양국간 원자력협정을 연장키로 합의했다”고만 언급해 온도차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선진적이고 호혜적인” ‘개정’에 방점을 둔데 비해 오바마 대통령은 2년간 ‘연장’에 합의한 사실만 언급한 것이다.

또한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은 발효 1주년을 맞은 한미 FTA 협정이 양국의 공동번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양국 국민들이 한미FTA 혜택을 더욱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역사적인 통상협정의 완전한 이행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며 “특히 포드, 크라이슬러, 제너럴모터스(GM) 등이 한국에서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양국은 한미동맹 60주년 공동성명에서도 “올해는 한미 FTA가 발효된지 1주년이 되는 해로서 양국 관계에 있어 또 하나의 기념비가 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은 한미 FTA가 양국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이를 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은 미얀마에서 벌어진 일을 주목해야 한다”거나 시리아 사례 등을 거론하며 북한의 변화를 촉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snole@naver.com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