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13주년 기념 대회’ 임진각서 열려

6.15공동행사가 남북당국회담 무산으로 열리지 못한 가운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창복)는 6.15북측위와 해외측위에 공동위원장단 회담을 15일 제의했다.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6.15남측위와 민주당,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은 공동으로 `6.15공동선언발표 13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창복 대표상임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단의 회담을 가질 것을 6.15남측위원회를 대표하여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창복 의장은 "민간 통일운동은 당국관계와 함께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또 하나의 주체"라며 "국민이 주인으로 나설 때 6.15가 다시 서고, 통일과 평화의 길이 제대로 길을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제3 당사자`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민간교류를 복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당국관계를 정상화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다해 기여하겠다"고 공동위원장단 회담 제안 취지를 밝혔다.





이번 6.15 공동위원장단 회담 제안은 지난 6일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대변인 특별담화에서 6.15선언 및 7.4성명 발표일 공동기념행사를 제안한 데 따른 것으로, 6.15공동위원장단이 함께 만나 7.4성명 기념 공동행사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6.15남측위 관계자는 "이번 제안은 남북당국회담 무산으로 6.15공동행사가 분산개최되었지만, 7.4성명 발표 기념일만큼은 당국이 참여한 가운데 공동행사를 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창복 의장은 "개성 공동행사를 성사시키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머지않은 시기에 6.15북측위 김령성 위원장과 만나 남북의 공동행사 추진은 물론, 중단된 남북관계 복원과 다양한 교류 추진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6.15공동위가 채택한 `해내외 온 겨레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과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가 낭독됐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는 남북공동선언을 실천하여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이룩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전민족적인 통일운동연대조직"이라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추동해 온 자랑스러운 성과와 훌륭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통일운동의 선봉조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 분열과 대립으로 치닫는 이 땅의 현실을 앞에 두고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는 남북관계 발전과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해 더욱 힘차게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다시한번 6.15의 열풍을 일으켜 제2의 6.15시대를 열어나가자"고 호소했다.

이번 공동호소문은 6.15북측위가 지난 14일 기념행사를 개최함에 따라 하루 먼저 발표됐다. 이날 민족통일대회에는 야당 정치인들도 참석, 6.15공동선언 이행과 남북당국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은 "제가 서 있는 이 자리가 개성이기를 바랐다. 남북이 그리고 해외동포들이 함께 손을 잡고 상상을 넘어, 통일 이후 하나된 한반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이번 남북당국회담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진정성이 아닌 수석대표의 격이라는 형식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됐다.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북한 당국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대단결을 원하다면 경직된 자세를 버리고 즉각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는 과거 정부에서 남북간 대화로 이룬 한반도 평화의 성과를 인정하고 계승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남북 당국간에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6.15공동정신에 기초해 성사되어야 했던 남북당국회담이 경쟁과 대결의 시각에서 비롯된 격 논란으로 좌초되었다"며 "6.15에 즈음한 대화는 무산되었지만, 7.4 에는 꼭 이뤄냅시다. 남북 모두, 상호 비방하지 않는다는 7.4 남북공동성명의 합의에 따라 행동하고, 7.4 남북공동성명에 명시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조국통일원칙에 기초해 현안을 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6.15선언이 나오기까지 반세기 통일노력을 기울여온 민간의 역량이 6.15 남측위원회에 모여 있다. 민간의 지혜와 힘과 활기, 마음을 모아 당국간 대화를 돕겠다"며 "6.15 정신을 실천하려는 6.15 세력이 모두 단결해서 지금의 전쟁 위기를 평화의 기회로 바꿔내는데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준호 진보정의당 대표도 "13년 전 남북 정상이 총을 내려놓고 비난을 멈추고 손을 맞잡은 감동을 기억한다. 그런데 오늘 박근혜 정부는 새롭게 출범하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이야기하고 이를 단초로 대화를 하려고 만난 자리에서 대화의 성사보다는 급과 격을 나눈 자리가 되고 급기야 파탄됐다"며 "올해는 정전협정 60주년이다. 이제 이런 대결의 시대는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7.4성명 41돌이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남북의 지도자는 그때 7.4성명을 추진했던 분들 자손들"이라며 "올해 그 정신을 이어받아 평화의 새로운 해를 열길 바라며 조속히 남북대화 재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족통일대회에는 국악나루의 북공연, 노래극단 희망새의 노래공연, 민족춤패 `출`의 춤공연과 6.15합창단의 노래가 있었으며, 참가자들은 `6.15선언 이행, 남북대화 즉각재개` 손피켓과 `단일기`를 흔들며 남북대화를 촉구했다.

행사 이후 1000여명의 참가자들은 임진각에서 통일대교까지 행진했으며, 통일대교 인근 철조망에 소원을 적은 리본을 매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편 일부 매체는 6.15공동행사 분산개최로 인해, 6.15남측위 관계자가 6.15북측위 행사 참가를 위해 밀입북했다고 보도했으나, 6.15남측위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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