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편애하는 인간
<신간> 편애하는 인간
  • 승인 2013.07.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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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아스마 글·그림/ 노상미 옮김/ 생각연구소





미국 시카고 컬럼비아대학 (Columbia College Chicago) 철학교수인 스티브 아스마는 《편애하는 인간(원제 :
Against Fairness)》에서 우리의 공정에 대한 집착과 편애에 대한 차가운 시선에 반기를 든다. 20년간 인간의 마음 과 윤리적 딜레마를 연구해온 그는 “인간에게는 편애 본능이 있다”고 주장하며 모든 편파성을 근절해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믿는 우리의 보편적인 생각을 비판한다.
 
예를 들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적 접근 방식은 냉철한 이성을 앞세워 연로한 아버지에게 들어가는 비싼 의료비로 굶주리는 아프리카인 열 명을 구할 수 있다면 아버지의 의료비를 포기하는 편이 더 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은 굉장히 공정하고 초연한 관점, 즉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신의 관점에서나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다수의 인간은, 설령 성인 (聖人)일지라도 굉장히 편파적이고 구제불능일 정도로 애착이 강하기 때문에 아버지 대신 아프리카인을 돕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편애의 대표적인 사례로 예수와 부처를 언급한다. 예수는 사회적으로 소외당한 창녀와 세금징수원, 부랑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차별 없는 사랑을 설파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고 나아가 원수마저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친 예수에게도 특별히 사랑하는 제자가 있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가 가장 사랑하는 제자가 한 명 있었고 측근도 세 명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심 없는 자비심과 모든 생명을 똑같이 대하는 태도로 많은 이의 존경을 받은 부처도 편애했다. 인도 카스트제도의 벽을 넘어서서 철저하게 공정한 사회철학을 설파한 부처에게도 가장 가까이에서 그를 모신 아난다라는 제자가 있었던 것. 공명정대한 성자에게도 오른팔이 있었던 셈이다. 보편적인 사랑과 공평성을 설파한 두 위대한 성자도 차별적인 사랑을 했다는 사실은 편애가 우리 삶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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