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달팽이 뿔 위에서 다투지 마라:채근담
<신간> 달팽이 뿔 위에서 다투지 마라:채근담
  • 승인 2013.09.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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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자성 지음/ 신동준 옮김/ 서해문집





동양에서는 오랫동안 최고의 처세서로 《채근담菜根譚》을 꼽아 왔다. 간명한 문체로 삶의 의미와 현명한 처세법을 일러준 덕분이다. 마오쩌둥은 생전에 《채근담》을 매우 좋아해 수시로 이 구절을 인용했다.

《채근담》은 전집前集 225장, 후집後集 134장으로 모두 359장이다. 이 책은 독특한 편집을 시도했다. 사상적 뿌리를 좇아 유가와 도가와 불가의 가르침으로 나눈 게 그것이다. 《채근담》은 유불도 3교의 진수를 하나로 녹인 이른바 삼교합일三敎合一의 역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채근담》은 짧은 어록의 묶음 형식으로 되어 있기는 하나 장마다 시적인 대구법을 활용한 덕분에 하나하나가 명언이고, 읽을 때 운치가 있다. 소재 또한 매우 광범하고도 풍부하다. 내용 또한 인간의 심리와 세태, 인정, 풍속 등을 거의 망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자성의 사상적 체험이 그만큼 깊고 넓었음을 반증한다.

《채근담》이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세상은 결코 불가에서 말하는 고해苦海도, 도가에서 말하는 선경仙境도 아니지만 자기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정토淨土도 되고, 선경도 될 수 있다고 역설한 게 그렇다. 명리名利를 멀리 하라고 충고하면서도 입신양명 자체를 배척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사와 도사를 닮은 청관淸官을 지향한 듯하다. 재산과 명예와 공덕을 포함해 자신이 가진 것의 3할을 뭉텅 떼어 주변사람에게 나눠주라고 역설한 게 그렇다.

《채근담》에 나오는 격언 내지 경구는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의 지혜를 다양한 모습으로 일러주고 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볼지라도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심기일전의 자세를 가다듬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 21세기 현재까지도 최고의 인생 지침서로 손꼽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선가의 화두에 가까운 촌철살인의 경구는 선방의 죽비 소리처럼 세속의 명리에 찌든 우리의 영혼을 뒤흔든다. 스스로 늘 성찰하며 비루한 삶을 멀리하도록 일깨워주고 있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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