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공사 논란... 밀양은 지금?

한전이 밀양 송전탑 공사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19일째인 20일 휴일에도 한국전력공사는 밀양시 단장면 등 3개면에 걸쳐 있는 송전탑 현장 9곳에서 공사에 가속도를 냈다. 한전은 이날에도 밤낮으로 260여명의 인원을 공사현장에 투입해 진입로 개설, 굴착, 원통형 구덩이 내 강판 설치 및 철근 조립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전은 지난 2일 3개면 5곳(84, 89, 95, 109, 126호)에서 공사를 재개한 뒤 지난 14일에는 3곳(85, 86, 125호), 17일에는 1곳(88호)을 각각 추가해 9곳으로 공사 현장을 늘렸다. 이는 밀양시 4개 면에 설치될 전체 52기의 17.3%에 해당한다.

현재 진척이 가장 빠른 단장면 84번 송전탑 건설현장에서는 지름 3m, 깊이 6m의 원통형 구덩이에 철탑 지지대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철근조립작업을 마무리한 뒤 기초 공정의 마지막 단계인 콘크리트 작업을 앞두고 있다.





한전은 21일부터 84번 건설 현장에 레미콘 차량을 투입할 방침이어서 차량 통행을 막으려는 반대 주민들과 큰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는 21일부터 10여명으로 대표단을 꾸려 일주일간 서울서 머물며 천주교 인권위 등과 함께 상경 반대투쟁을 계속한다.

이들은 서울에서 촛불집회, 국회 방문, 종교계 지도자 면담 등을 통해 송전탑 공사 중단과 사회적 공론화 기구 구성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또 한전의 국정 감사가 열리는 25일에는 감사장 앞에서 전날부터 밤샘농성을 벌일 방침이다.

한편 마을주민들에 대한 연행과 구속도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다. 반대 대책위는 21일 송전탑 공사 방해 등으로 최근 구속된 2명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21일 밀양경찰서 앞에서 열 계획이다.

밀양경찰서는 지난 18일 송전탑 공사장을 지키던 의무 경찰을 트랙터로 치어 다치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 방해)로 A모(57)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16일 오전 5시 15분께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89번 송전탑 공사현장 입구 도로에서 경찰 방호벽 사이로 트랙터를 몰고 통과하다가 B모(21) 의경에게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 의경은 송전탑 반대 주민의 도로 점거를 막으려고 다른 의경들과 함께 근무하던 중이었다.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발로 차고 멱살을 잡은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A씨는 송전탑 공사 방해 의도가 전혀 없었고 이웃의 농삿일을 도와주러 가던 중이었다고 진술하는 등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일에도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공사장 진입 도로를 막고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공무집행방해·일반교통방해)로 C모(57·여)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C씨는 이날 오전 밀양시 단장면 89번 송전탑 공사현장 진입로인 바드리마을 앞 도로를 점거해 교통을 방해하고 경기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관 1명을 발로 차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C씨를 창원서부경찰서로 데리고 가 조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약 5~6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C씨는 ‘이후에는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귀가 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은 20일 주민 반발 속에서도 현장 9곳에서 송전탑 설치공사를 계속 하고 있다. 한편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경찰에 연행된 사람은 모두 16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명이 구속됐고, 14명은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경찰·한전 직원과 충돌하거나 농성하다 쓰러지거나 다쳐 병원에 후송된 사람은 지금까지 33명이며, 이 가운데 2명은 아직도 입원 치료 중이다. 오진석 기자 ojs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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