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1면>






농부의 손길이 바쁩니다. 풍년입니다. 덕분에 내다파는 작물의 값은 떨어졌지만 기분 좋기만 한 요즘입니다. 입동이 지나면 본격적인 김장철로 접어듭니다. 배추와 무는 그날만을 기다리며 튼실하게 몸집을 불려가고 있습니다. 논에서 가져온 짚으로 배추 몸통을 묶어주는 농부의 눈빛이 예리하게 빛납니다. 배추 속을 헤집은 손엔 연두색 벌레가 꿈틀거립니다. 배추벌레는 추워진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마지막 먹이 챙기기에 바쁩니다. 배추밭 언저리 감나무에는 황금색 축제가 한창입니다. 이파리 흩날려 떨어지는 사이로 속살이 주렁주렁 야릇한 빛을 뿜어냅니다. 바깥은 개판이지만 이곳만은 평화가 가득합니다. 농부의 목소리 울려 퍼집니다. 아가야,~감 따서 막걸리나 한 사발 하자꾸나!! 경기도 양평읍 도곡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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