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지음/ 다산책방






2013년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총 138편의 응모작 가운데 ‘다른 응모작들을 압도하는 흡입력’,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역사에 대한 심오한 장악력’, ‘개인의 소소한 삶과 커다란 사회적 사건들을 적절히 배합하는 균형감각’, ‘역사의 갈림길을 휘몰이장단으로 몰아가는 서사가 생생하고 장대할 뿐 아니라, 오래 시간을 통과해온 두 인물의 정한 많은 사랑도 눈물겹다’ 등의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김대현의 『홍도』가 선정됐다

한 여인의 기구한 삶과 사랑이 역사의 모순과 부조리와 맞물려 펼쳐지는 이 작품은  정여립에 대한 영화를 준비하던 27살 영화감독 동현이 비행기 안에서 자신이 433살이라고 주장하는 홍도를 만나며 시작된다. 홍도의 말을 농담이나 소설로 받아들이던 동현은,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 등을 겪고 진주만, 암스테르담, 핀란드 등을 떠돌며 살아온 그녀의 삶과 사랑 속에 서서히 빠져든다. 늙지도 죽지도 않고 살아왔다는 홍도의 사랑과 이별, 희망과 절망은 반복되는 역사의 주요 사건들과 맞물려 동현이 가진 의문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비행기 도착시간이 다가와도 동현은 홍도의 이야기에서 거짓을 밝혀내지 못했다. 홍도의 이야기는 영생을 얻은 이후로 이어진다. 죽은 이들과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는 홍도… 동현은 홍도의 이야기 속에서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동현은 8시간의 비행이 끝날 무렵,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운명과 마주하게 된다.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 조선, 일본, 진주만, 암스테르담, 핀란드… 그리고 마침내 돌아온 한국. 두 인물 사이에는 400년 넘는 세월과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오간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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