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권력 투입... 설립 이후 최초

철도민영화 중단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철도노조 집행부를 연행하기 위해 경찰이 민주노총 사무실에 진입해 논란이다. 21일부터 서울 정동 민주노총 본부 앞에서 조합원과 시민들과 밤샘 대치를 이어가던 경찰은 22일 오전 9시 30분경 5500명을 배치하고 철도지도부가 위치해 있는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전격 진입했다.

11시 30분경 경찰은 1층 로비 현관문을 깨고 앞을 막고 있던 사람들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 이상진 부위원장,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등 다수가 끌려 나와 연행됐다.




12시 30분경 1층 로비에 있던 안쪽 자동문이 뚫리면서 수십명의 사수대가 연행됐고 경찰 체포조가 투입돼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작했다. 건물 층층마다 바리케이드를 치고 지도부 사수에 나선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창문으로 물을 뿌리며 경찰의 진입에 저항하고 있다. 경찰은 오후 1시 현장에서 119명을 연행했지만 조합원들이 완강히 저항하고 있어 연행자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사무실을 경찰이 에워싸고 완전히 봉쇄한 상황. 건물 건너편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학생 등 500여 명이 경찰의 민주노총 침탈에 격렬히 항의하며 집회를 열였다.

경찰이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을 강제진입해 조합원들을 연행하려는 것은 1995년 민주노총 설립 이후 처음이다.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은 내부통로가 좁고 지은지 오래돼 난간 등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진압과정에서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민주노총 사무실이 입주한 13~15층에 진입하려면 7층 경향신문사를 경유해서 올라가야 해서 1979년 신민당사가 입주했던 동아일보사 건물 난입 이후 34년만에 최초의 사례가 된다.




현재 민주노총은 수도권 조합원들의 민주노총으로의 집결을 공표했고 오후 4시 비상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해 이후 대응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긴급 호소문을 내 "사상 초유의 경찰에 의한 민주노총 침탈이 진행되고 있다"며 "국가적 재앙이 될 철도 민영화를 막겠다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파업에 돌입한 철도노조에 대해 8500명을 직위 해제하고 200명을 고소하고 30여 명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그리고 일요일인 오늘 아침, 수배자 몇 명이 민주노총 안에 있다는 `의심`만으로 수천 명의 경찰 병력을 동원해 현관문을 부수고 민주노총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침탈은 노동운동 자체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군화발로 짓밟겠다는 독재적 폭거"라고 비판했다.

신 위원장은 "부당한 체포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을 것이며 민주노총 침탈을 목숨 걸고 막을 것이고 철도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정의당, 노동당, 통합진보당 등 야4당은 이날 오후 2시 민주노총 앞에서 `경찰의 민주노총 침탈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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