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3일 오후 민주노총이 서울역 광장에서 ‘가자 총파업으로!’,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는 표어를 걸고 ‘단위노조 대표자 및 대의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단위노조 대표자 등 700여명은 ‘민영화 멈춰라’고 적힌 유인물을 들고 서울역 광장 계단을 가득 채워 앉았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의 대회사로 시작한 이날 집회는 민노총 지도위원·철도노조 지도부의 투쟁사와 ‘총파업 머리띠 묶기’ 등 약 50분에 걸쳐 진행됐다. 민주노총은 “민주노총 사무실을 강제 진입한 경찰을 규탄한다”며 “철도 민영화 중단하고 박근혜 정권은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이 노동자를 억압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한 민주노총의 투쟁은 이어질 것”이라며 내달 25일 ‘박근혜 취임 1주년 국민파업(총파업)’을 결의했다. 총파업에 앞서 민주노총은 9일과 16일 각각 2차·3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전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철도노조는 역량의 200%가 넘는 투쟁을 했다. 또한 철도노조의 투쟁은 억눌린 민중의 가슴을 뚫었다”며 “이제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민주노총 사무실을 침탈한 권력의 만행을 잊을 수 없다. 망설이지 말고 동지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기억하며 총파업 투쟁으로 나가자”고 호소했다.
철도노조의 파업은 일단 중단됐지만, 철도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철도민영화 저지 파업을 위한 또 다른 투쟁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파업 이후 진행될 각종 징계 및 고소고발, 손해배상 등의 문제도 산적해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경찰의 민주노총 강제 침탈 사건도 갈등의 한복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철도를 비롯한 의료, 교육 등의 각종 민영화 논란과 55세 파견법 적용 등 노-사 갈등을 증폭시킬 노동 현안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지난해 31일, 고 이남종 씨가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서울역 인근 고가도로에서 분신한 사건도 발생해 여론도 심상치 않다.

민주노총 전직 위원장들도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권영길, 김영훈, 남상헌, 단병호, 박순희, 이갑용, 이수호, 임성규, 조준호, 천영세 등 민주노총 지도위원단은 2일 오후 2시, 민주노총이 위치한 경향신문사 1층 로비에서 “박근혜 정권에 맞선 총력투쟁을 시작하겠다”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철도노조 투쟁을 이제 전체 노동자 투쟁으로 이어가야 한다”며 “박근혜 정권이 사활을 걸고 민주노총을 공격한다면, 우리 역시 9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형성된 민주노조의 모든 것을 이 투쟁에 쏟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민주노총 창립 이후, 민주노조 운동을 확립했던 전직 산별연맹 대표자와 지역본부 대표자들이 모여 민주노총에 힘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고, 단식 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며 “이제 박근혜 정권의 반노동, 폭력 탄압에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새로운 전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단위노조 대표자들과 대의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12월 22일 자행된 민주노총 불법난입은 전교조 법외노조화, 공무원노조 불인정 등 박근혜 정권 내내 지속돼 온 민주노조운동 말살 정책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며 “민주노총은 조직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강력한 노동탄압 분쇄 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국민 전체의 지지가 필요하다. 국민과 함께 정권의 탄압에 맞서겠다는 의미로 국민파업을 명명했다”고 전했다.

4일 오후 4시엔 민주노총·국정원 시국회의 등이 공동주관하는 ‘누리꾼의 역습’ 관건부정선거 규탄 집회가 서울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민조노총은 이날 서울·청주·전주·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박근혜 정권 퇴진, 노동탄압 중단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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