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진통 끝 자진출두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경찰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간부 11명이 14일 경찰의 강제연행 시도로 출두 계획을 한 차례 철회하는 등 진통 끝에 오후 5시 10분 자진 출두했다. 경찰이 김 위원장의 강제연행 모습을 언론에 보여주려 하면서 민주노총과 대립양상을 보였으나 민주당 설훈, 정의당 박원석 의원 등의 중재로 김 위원장 등 철도 노조간부들의 호송차 자진탑승에 합의했다. 민주노총 현관에 도착한 김 위원장과 철도노조 간부들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 뒤 민주노총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 호송차에 탑승하고 5시 15분경 현장을 빠져나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레일의 철도노조원 대량징계와 강제전보 위협 등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지만, 노사간의 갈등으로 인한 모든 부담을 안고 가겠다”며 자진출두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 공은 정부와 코레일에 넘어갔다. 탄압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이제라도 교섭의 장으로 나와 철도현장의 갈등을 해소하고 철도산업의 밝을 전망을 세워가자”고 노사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철도노조의 철도민영화 저지 파업을 응원해준 국민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23일간 진행된 철도민영화 저지 대장정은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이에 힘입어 철도민영화를 하면 안 된다는 전 국민적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 철도발전소위 구성에 적극 나선 정치권에 대해서도 민의의 대변자인 국회가 나서 대화와 토론을 통해 철도산업의 전망을 열어나갈 수 있는 소중한 단초를 마련하게 됐다며 인사를 전했다.

더불어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은 정당하고 합법적인 투쟁이었으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얼지 불법몰이로 몰거나 탄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진출두 이후 법정에서 당당하게 이를 증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김 위원장이 기자회견 이후 자진출두에 나서려 하자 민주노총이 있는 경향신문사 건물을 봉쇄하고, 강제연행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노조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연행하는 등 강경대처를 이어갔다.

이후 김 위원장은 노조원과 경찰이 몸싸움을 벌어며 대치상황이 이어지자 자진출두 계획을 철회하고, 민주노총으로 되돌아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설훈·은수미·윤후덕·김경협 의원과, 정의당 박원석·김제남 의원 등이 중재에 나서 오후 5시 10분 자진출두한 것이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조와 경찰의 신경전이 계속 되는 가운데에도 “현관문을 막고 있던 경찰들에게 커피믹스를 나눠줬다”며 “지난해 12월 26일 경찰이 민주노총에 강제 진입했으나 김 위원장 등 노조 간부는 체포하지 못하고 커피믹스 2박스만 체포해 왔다는 언론의 보도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지난해 12월 9일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하고 수서발KTX자회사에 대한 면허발급 중단과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철도노조의 요구에도 정부는 27일 면허발급을 강행했으며, 코레일은 노조에 대해 77억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한데 이어 116억원대 가압류를 신청하는 등 강경대처를 이어나갔다.

이후 여야는 30일 김 위원장과 국토위 산하 철도발전방안 소위라는 논의기구 구성과 동시에 철도파업 중단에 합의하고 31일 소위 구성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으며, 철도노조는 파업시작 23일 만에 파업중단과 현장복귀를 선언한 바 있다. 한편 조계사와 민주당사에 은신해 있던 철도노조 박태만 부위원장과 최은철 사무처장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 직후 경찰에 자진출두 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sn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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