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20일부터 열려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린다. 남북은 5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또한 남측 이산가족 숙소도 정부가 고수한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로 결정됐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실무 준비팀도 오는 7일 금강산 현지를 방문, 현장을 점검할 예정이다.

남북은 합의서에서 "2014년 2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진행한다"며 "상봉규모는 쌍방이 각각 100명씩으로 하되 지난해 9월 쌍방이 교환한 명단을 대상자로 하며 필요한 경우 보호자를 동반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상봉형식과 방법은 관례를 따르되, 야외상봉은 기상조건을 고려해 실내상봉으로 대체하며, 단체상봉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호텔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남측 이산가족들의 숙소는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로 하며, 상봉시작 5일전에 선발대를 현지에 파견하고, 7일 점검단을 보내기로 합의했다.

이날 합의에서 이산상봉 날짜는 북측이 20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남측은 17일부터 22일까지를 고수했으나 북측이 내부사정을 이유로 20일로 역제의, 남측은 즉각 수용했다. 내부사정은 북한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2.16~17)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일단 우리 일정은 17일이었고 북측과 조금 차이가 있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합의에 대해 "그 동안 우리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이라는 데 대해서 북측이 호응했다. 말이 아닌 행동을 보인 것"이라며 "남북관계 첫 단추이다. 다른 문제들도 논의해가면서 협의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날 실무접촉에서 남측은 지난해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 무기한 연기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해 합의가 이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 이러한 일이 재발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고, 북측도 이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이와 별도로 북측은 이번 실무접촉에서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 연합군사연습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덕행 남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실무접촉 결과 브리핑에서 "북한이 키리졸브라고 구체적으로 언명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군사적 적대행위나 이런 것들이 남북간 화해분위기를 해쳐서는 안된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측이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북한 국방위원회의 중대제안에 대해 언급했다"며 "하지만 쟁점화되지는 않았다. 군사훈련 문제를 조건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는 24일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이산가족 상봉행사 일정이 겹치고, 북측이 또다시 무기한 연기할 가능성과 관련 이 당국자는 "북측도 일방적 연기는 안된다는 점에 대해서 동의했다"며 일축했다.




이덕행 수석대표는 "회담에 합의하면서 북측에 `똑같은 합의로 이산가족들에게 두 번 아픔을 줘서는 안된다`고 얘기를 했다"며 "북한도 기본적으로 동의를 했다. 그래서 북측이 이번 합의를 충실하게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합의문에 재발방지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 수석대표는 "실무선에서 약속을 했다고 볼 수있다"며 "다만, 북측이 `적대행위나 이런 것들을 하지 말자, 그리고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들은 안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은 이날 이산가족 상봉행사 합의와 별도로, 행사 이후 남북 적십사 실무접촉을 개최해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계속 하기로 합의했으며, 일정은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인도적 문제 해결`에 대해 이덕행 수석대표는 "지난 8월 합의 때 화상상봉이라든가, 제2차 상봉문제,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 등을 협의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들은 다음 번 실무접촉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회담결과를 `상`으로 평가했다.

이날 남북은 오전회의(오전10시~오전10시40분), 1차 회의(오전11시20분~오전11시30분), 2차 회의(오후 1시10분~오후1시25분), 3차 회의(오후1시55분~오후1시56분)를 연달아 갖고 오후 2시 15분경 종결회의를 열고 실무접촉을 마무리했다.

이날 실무접촉에는 남측에서는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을 수석대표로 송혜진, 김성근 실행위원이, 북측에서는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을 단장으로 김영철, 리강호가 마주했다.

한편 이날 북측 대표단 중 리강호 차석대표는 금강산 관련 담당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무접촉에서 리강호 차석대표는 금강산 현지 상황과 관련 지난 11월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 이후, 동파예방을 위해 전기와 수도를 끊었으나 현재 상태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