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중앙선 1인 승무’ 중단 촉구

지난해 12월 수서 발 KTX 운영회사 설립을 놓고 철도사상 최장 파업으로 갈등을 빚었던 코레일과 철도노조가 이번에는 `중앙선 기관사 1인 승무`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에서 매일 1인 시위 등을 통해 내달로 예정된 코레일의 중앙선 1인 승무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소위 효율화란 명목으로 철도의 안전과 공공성을 도외시하고 상업성을 확대해 철도민영화를 위한 사전 작업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코레일은 중앙선 여객열차와 경부·전라선 화물열차 기관사 1인 승무 시범 운행을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지난 5일 기습적으로 시작했다"며 "1인 승무 도입은 사고 위험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12일 1인 시위에 참여한 철도노조 한 관계자는 “중앙선의 경우 신호 체계가 낙후된데다 노선이 산악 지대를 지나고, 곡선과 터널 구간이 많은 점 등을 들어 안전 문제에서 다른 노선보다 기관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008년 노사합의를 통해 경부선 무궁화와 새마을 열차에 기관사 1인 승무를 도입 시행해 왔지만 중앙선은 열차신호제어시스템과 선로 조건의 낙후 등으로 인해 1인 승무를 유보해 왔던 구간”이라며 “안전시스템이 부재하고 하나의 선로로 운영되는 구간이 많은 중앙선에서 1인 승무를 시행할 경우 대형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 11일엔 조합원들이 충북 제천으로 향하는 3시 10분행 무궁화 열차에 사측의 저지를 뚫고 부기관사를 탑승시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열차 출발이 20여분 지연됐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철도노조 청량리기관차 승무지부 소속 조합원 40여명은 시범 운영 열차가 출발하는 청량리역에서 집회를 열고 "1인 승무를 강행하면 사소한 실수가 자칫 정면충돌이나 탈선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안동행 무궁화호 열차를 둘러싸고 기관차에 타려는 사측 팀장의 탑승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강릉행 무궁화호 열차의 출발이 10분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코레일 측은 "노조가 주장하는 철도민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항"이라며 "방만 경영에 대한 국민의 질타에 경영효율화를 위해 시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KTX 열차는 서울∼부산 간을 시속 300㎞ 속도로 3시간 운전 구간을 1인 승무하고 있으나 중앙선 청량리∼제천 간은 2시간 이내인 구간을 시속 150㎞ 속도로 운전하면서 2명이 승무, 이에 따른 비효율을 개선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기관사 1인 승무는 복선전철화 구간 확대와 1인 승무 목적의 차량도입 등에 따라 노사합의(2008년)까지 거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복선 구간의 경우 2008년 7월부터 경부·호남·전라·충북선 신형 전기 기관차의 여객열차 1인 승무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선의 경우 1인 승무에 대비한 제도 보완 후 2012년 두 차례 도입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반대로 무산됐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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