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1년 ‘외교.통일.안보’ 분야 평가토론회

박근혜 정부 1년간 외교.통일.안보 분야 평가토론회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국회한반도포럼 주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엔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김준형 한동대 정치학과 교수 등이 모여 박근혜 정부 1년의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준형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1년을 맞은 시점에서 국내외 평가를 종합하면 내치는 경제민주화 및 복지 공약에 대한 불이행, 인사정책의 실패, 국정원 대선개입을 비롯한 여러 불협화음들로 소통과 대처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외관계는 잘했다는 것으로 수렴된다”며 "50%를 넘는 지지율을 떠받치는 데 있어 외교점수가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나 균형외교는 김대중·노무현 두 진보정권과 이명박 정부 사이의 중도론의 성격이 강하다”며 “온건한 대북 포용정책과 강경한 선핵폐기론에 입각한 비핵개방 중도적 입장을 지향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원칙론을 강조하고 북한의 행동변화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전자와 다르고, 북핵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을 엄격하게 연동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후자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대외정책은 실행과정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며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북한의 진정성과 행동변화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북 정책은 북한에 일관된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북한의 억지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단호함을 보여준 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지만 북한 정부와의 기싸움에 몰두하면서 남북관계에 있어 실제적인 성과나 진전이 거의 없었다는 부분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외교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친미일변도의 외교만 고집해 수교 이후 가장 최악이었던 한중관계를 복원하고자 노력한 점이 가장 눈에 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 이전 당선자 시절에 전례를 깨고 미국에 앞서 중국에 특사를 파견함으로써 사전 정지작업을 했던 것과 취임 후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새로운 동반자협력관계에 시동을 건 점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미국을 위해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거의 드러내놓고 자임한 이명박 정부와는 달리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을 중요시하고, 특히 대북정책에 대한 한중협력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한중관계의 새로운 밀월시대라고 선전했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된 것은 별로 없으며, 대북공조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미·중 또는 중·일의 갈등위험이 커지고 있는 현 구도에서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상황을 이용하는 외교가 요구되지만 한국의 외교는 한미동맹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수동적 인 외교에 머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남북의 분단구조는 그대로이고, 탈냉전 도래 20년을 훌쩍 넘겼는데도 냉전적 대결구도는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의 영향력 약화와 일본의 침체, 중국의 급격한 부상이 겹쳐지면서 한반도에는 불안정성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한국의 외교는 단선의 단기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많은 기대를 불러온 한중관계의 개선도 남북관계 복구의 실패와 동맹일변도 외교로 말미암아 북한에 대한 중국카드를 거의 활용하지 못한 채 점점 동력을 상실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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