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 만화/ 한겨레출판







<이끼> <미생>으로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는 윤태호 작가가 한국전쟁을 그린다. 한국 현대사를 다룬 역사만화는 처음이다. 왜 다시 6.25인가? 그는 “한국전쟁과 분단 상황은 지금의 우리가 감당하고 있는 부조리의 시작이고 우리를 옥죄는 실체이기 때문”이라 답한다. 2013년은 정전협정 60주년이다.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때때로 고조되는 남북관계의 긴장이나, 정치권의 사상 검증, 이념 대립과 세대 갈등과 같은 현시점의 모든 문제들의 기원은 해방과 건국, 전쟁과 분단까지 거슬러 올라감을 알 수 있다. 작가는 그 근원을 탐구해 구호와 명분 아래 숨어 있는 진짜 욕망이 무엇이었는지 들여다보고자 한다.

만화는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날로 시작한다. “해방은 아닌 밤중에 받은 찰시루떡 같은 것”이었다.(박헌영) 해방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조선총독부가 행정권 이양을 이틀 만에 번복한 것이다. 해방은 2차 세계대전 종전의 결과물이었지, 우리가 싸워 쟁취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이 물러가자 미군정이 들어섰다. 혼란은 가속되고 민생은 내쳐졌다.

늘 배가 고프지만 씩씩하게 뛰어놀고, 가끔 미군에게 ‘초코렛또’를 얻어먹기도 하는 철구, 글을 일찍 깨쳐 집안의 기대를 모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가족을 굶기는 철구 아버지, 일제 때 일본순사의 뒷일을 봐주다 해방이 되자 재빠르게 살길을 모색하는 삼촌, 그런 삼촌을 멀리하다가 먹고살기 위해 동조하게 되는 철구 엄마까지. 격동기를 거쳐 간 평범한 사람들을 대표하는 철구네 가족은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통과하며 정치적 혼란과 전쟁의 참혹함, 급변하는 사회상을 보여준다.

《인천상륙작전》은 해방 후 혼란기를 거쳐 한국전쟁 발발, 낙동강전투와 인천상륙작전을 거쳐 서울 수복까지 담을 계획이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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