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제 추정 무인기, ‘저급한 수준의 정찰 비행’

안보전문가들이 지난달 31일 경기 파주와 서해 백령도에 추락한 북한제 추정 무인기의 ‘안보 위협’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저급한 수준의 정찰 비행은 가능하겠지만 유의미한 군사적 타격 수단은 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공군 장성 출신인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 소장은 “무인기로 생각할 수 있는 파괴력에 비하면 미사일이나 방사포가 훨씬 낫다”며 “군사전술적으로 의미가 없는데 국민 불안만 가중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좌표를 입력하면 자동 비행하는 조종장치가 예전에는 비쌌지만 최근 중국산이 많이 나와 20만~30만원이면 살 수 있다”며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수준의 무인기가 위협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신형 저고도레이더 도입에 대해서도 “금속 소재가 아닌 소형 무인기는 저고도레이더로도 잡기 어렵고 들여온다 해도 탐지 범위가 좁아 수만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고 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폭탄이나 생화학무기를 싣기 위해서는 무게가 대폭 늘어나야 하는데 덩치가 커지면 레이더에 걸리고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종류의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기 위한 장비가 거의 전무한 것은 역설적으로 보면 위협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인항공기로 본 북한의 도발 의도와 전략’ 보고서에서 “발견된 비행체들은 무인항공기라고 부르기가 무안할 정도로 허술하다”며 “관심 있는 민간인들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이며 밤이나 구름이 낀 날씨에는 무용지물인 매우 초보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저 매우 작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비대칭 전략을 꾸준히 수립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한다”는 정도의 의미만 부여했다.

북한 군사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스는 “(이번 무인기는) 카메라가 달린 ‘모형기(model airplane)’ 정도”라고 말했다고 지난 1일 미국 NBC방송이 보도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이번 무인기는 단렌즈보다 더 무거운 망원렌즈도 붙일 수 없었을 정도로 무게에 민감한 것으로 보이며 원격조종 장치도 없다”면서 “테러에 쓰일 수는 없겠지만 장기간 더 발전시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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