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북한제 아닐 가능성 대두

최근 잇따라 발견된 무인기가 북한제가 아닐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에서 보낸 게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북한 무인기에 적힌 ‘서체’에 대해 “우리 아래아 한글(서체)”라며 “북한 무인기라는데 왜 아래아 한글 서체가 붙어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날짜가 아니라 ‘날자’라고 쓰여 있어 북한 것이라고 하는데 북한은 보통 ‘광명 납작체’를 쓴다”며 “이것은 코미디다. 북한은 연호를 보통 사용하는데 이것은 그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류길재 통일장관은 “북한에서 보통 쓰는 서체는 아니다”라면서도 “그런 것을 갖고 북한 것이냐 아니냐를 따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대응했다.

정 의원은 “‘S33109’ 이런 것이 붙어 있는 보통 일련번호가 북한·은하 이렇게 시작한다”며 “북한 무인기라면 왕복 270㎞를 날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5㎏의 가솔린을 탑재해야 한다. 12㎏ 짜리 무인기가 5㎏ 배터리를 장착하면 뜰 수가 없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이러한 주장은 일부 시민단체 및 학계의 주장과 일치한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과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정 의원은 “북한 무인기라고 소동을 벌인 것에 대해 누군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제공


한편 국방부는 11일 무인기에 대한 중앙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방부는 경기도 파주, 백령도, 강원도 삼척에서 잇따라 발견된 3대의 소형 무인항공기는 북한 무인기가 확실하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최근 발견된 북한제 추정 소형 무인기 3대에 대한 중앙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전의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기체를 공개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비행체 특성과 탑재장비에 대한 합동조사 결과 북한의 소행으로 확실시되는 정황 증거가 다수 식별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무인기에서) 촬영된 사진 판독결과, 파주 무인기는 1번 국도에서 북→남→북 방향으로 비행했고, 백령도 무인기는 소청도→대청도 방향으로 다수 군사시설이 포함된 상공을 이동하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료통 크기와 엔진 배기량, 촬영된 사진을 감안 시 항속거리가 최저 180km에서 최고 300여 km 정도이며, 당시 기상조건과 왕복거리 등을 고려해볼 때 중국, 일본 등 주변국에서의 발진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국방부는 이러한 정황 근거로 북한의 소행이 확실시된다면서도 북한의 소행임을 입증할 만한 확정적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무인기 이륙 장소로 추정되는 북한지역이 입력됐을 것으로 보이는 중앙처리장치(CPU)를 분해하지 않아 `인공위성위치정보(GPS) 복귀좌표`를 해독하지 못해 북한 소행임을 단정할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 국방부는 국방과학연구소 무인기사업단장을 팀장으로 하는 과학조사전담팀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오진석 기자 ojs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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